조선일보 의학 전문 유튜브 콘텐츠 ‘이러면 낫는다’가 15일 ‘전자담배’ 편을 공개했다. 관련법상 담배로 규정되지 않아 청소년들까지 쉽게 접할 수 있는 ‘액상형 전자담배’의 위험성을 다뤘다. 방송에 출연한 이성규 한국담배규제 연구교육센터 센터장은 “시계 형태 등 담배처럼 보이지 않는 제품 디자인에, 콜라 향기 등 담배 냄새도 나지 않아 어디서든 쉽게 필 수 있는 ‘액상형 전자담배’는 니코틴 중독의 관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니코틴이 들어 있는 액체를 열(熱)로 기화시켜 흡입할 수 있게 하는 전자장치를 말한다. 이런 전자담배는 담뱃잎을 원료로 하는 천연 니코틴이 아닌 화학물질 합성을 통해 인공적으로 만든 합성 니코틴을 원료로 사용해 국내 담배 규제를 피하고 있다. 현행 담배사업법은 담뱃잎을 원료로 한 경우에만 담배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센터장은 “담뱃세도 내지 않기 때문에 제품이 싸고,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미성년자들도 인터넷과 편의점 등에서 쉽게 구매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흔히 전자담배를 사용하면 타르같이 니코틴을 제외한 유해물질이 훨씬 적어 건강에 덜 해롭다고 알려졌다. 그렇다 보니 전자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은 이를 명분 삼아 전자담배를 더 찾고 있다. 하지만 이 센터장은 액상형 전자담배의 해로움이 일반 궐련형 담배와 비교해도 절대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편의성이 높다 보니 니코틴에 더 자주 노출될 가능성이 커 흡연 중독 문제를 더 키울 수 있고, 기름 형태의 액상 니코틴이 직접 폐 손상을 일으키는 만큼 오히려 더 안 좋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미국에선 2020년까지 액상형 전자담배 관련 중증 폐질환 환자가 2807명, 사망자가 68명 발생하면서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액상형 전자담배로 인한 급성 폐질환을 질병 코드로 등록하며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전자담배 사용은 니코틴의 강한 중독성과 함께 두뇌발달에 영향을 주므로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이 센터장은 “미국 FDA(식품의약국)도 2022년부터 합성 니코틴도 담배로 보고 규제하고 있고, 싱가포르 같은 나라에선 아예 이런 전자담배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만약 어길 경우에는 5000달러에 달하는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며 “한국 역시 담배 법부터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면 낫는다’는 유튜브 홈페이지나 앱에서 ‘오건강’을 검색하면 시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