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 통증의 90%는 자세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어딘가 쑤시고 결리고 지친다면, 우선 자세가 올바른지 살펴봐야 한다. 잘못된 자세는 근육과 관절에 지나친 부담을 주어 통증과 부상을 일으킨다. 등과 허리의 구부정한 자세는 목과 어깨 근육의 긴장을 키워 거북목 증후군이나 목 디스크를 부를 수 있다. 척추가 바르지 않은 자세를 잡으면 신경이 눌리거나 자극을 받아 어깨, 팔, 다리 등으로 뻗치는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자세는 호흡과 혈액 순환에도 영향을 미친다. 등을 구부리면 흉곽이 눌려 폐의 확장이 제한되고, 이에 따라 호흡이 얕아져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오래도록 잘못된 자세로 앉아 있으면 복부 장기가 압박을 받아 소화불량이 일어날 수 있다. 구부정한 자세는 위장관의 혈류를 방해하고 소화 효소 분비를 감소시킨다. 그래서 허리를 똑바로 편 채로 걸었더니 소화불량이나 속 쓰림이 줄었다는 사람이 많다.
자세는 심리 상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구부정한 자세는 우울증과 피로감을 늘리는 반면, 가슴을 펴고 허리를 곧게 펴는 자세는 자신감을 높이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건강 서적 ‘자세가 잘못됐습니다’를 쓴 이종민 재활의학과 전문의는 “요즘 노년기에 나타나는 척추 질환, 즉 퇴행성 디스크 탈출증이나 척추관 협착증을 앓는 40~50대가 늘었는데, 이는 컴퓨터 작업 등을 잘못된 자세로 오래 한 탓”이라며 “스트레칭, 운동 치료, 병원 진료 등을 다 해봐도 근골격계 통증이 있다면, 자세를 점검해서 올바르게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많은 이가 요통을 호소하면서도 일상생활에서 자기도 모르게 허리를 구부리는 어정쩡한 자세로 산다. 자신의 삐뚤어진 몸 습관을 점검해 봐야 한다(허리 건강 체크 리스트 참조).
스웨덴 예테보리대 연구에 따르면, 허리를 구부린 상태로 뭔가를 할 때 척추 디스크가 압박받아 손상을 입는다. 자세에 따른 척추 디스크 압박 정도를 보면, 가만히 서 있는 자세를 0.5로 했을 때, 무거운 짐을 허리 구부려서 들 때 디스크 압박 강도는 2.3가 돼 4배 이상으로 올라가고, 한쪽으로 무거운 짐을 들면 1.7이 된다.
이에 따라 갑작스러운 요통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상당수가 무거운 짐을 허리를 구부린 채 급하게 들 때 발생한 디스크 손상으로 온다. 자동차에서 내릴 때에도 상체를 급하게 일으켜 차 밖으로 내밀면 디스크 손상이 오니 주의해야 한다. 차에서 내릴 때는 다리를 먼저 차 밖으로 돌려서 한 발씩 내딛고, 손잡이를 잡아서 체중을 분산하고, 상체를 천천히 일으키며 내리는 것이 좋다.
이종민 재활의학과 전문의는 “무슨 작업을 하든 허리를 반듯이 세우고, 높낮이는 엉덩이나 무릎 관절을 조절하여 맞추는 것이 좋다”며 “100세 장수 시대를 살려면 몸의 내구력이 중요한데, 몸의 정렬을 유지하고 관절과 근육을 가지런히 하는 자세가 전신 건강의 기초임을 명심하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