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에 거주하는 한 남성이 12년간 단순 비만으로 오진 받았다가 뒤늦게 배에서 50㎝가 넘는 거대 악성종양을 발견했다.
4일(현지시각) 뉴욕포스트,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독일 출신으로 노르웨이에 사는 토마스 크라우트(59)는 2011년부터 복부가 비정상적으로 팽창하는 증상을 보여 여러 차례 병원을 찾았다. 의료진은 2012년 그를 2형 당뇨병과 단순 비만으로 진단했고 체중 감량을 위한 영양 섭취 프로그램을 권유하고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당뇨병·비만 치료제 ‘오젬픽’을 처방했다. 오젬픽 복용으로 체중이 많이 줄면서 얼굴과 팔 부위는 눈에 띄게 살이 빠졌고 의사가 영양실조를 우려하기도 했지만, 배는 여전히 부푼 상태였다.
상황이 바뀐 것은 2023년 위를 절제해 소매 모양으로 만드는 비만 수술인 위소매절제술을 준비하면서였다. 담당 의사는 수술 전 검진 과정에서 크라우트가 단순히 과체중이 아니라 몸 안에 거대한 종양이 자라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의 복부는 지방과는 다른 딱딱한 촉감이었고, CT 검사 결과 거대 종양이 발견됐다. 의료진은 2주간의 정밀검사 끝에 지방종이라는 희귀 종양으로 진단했다. 이 종양은 지방으로 둘러싸인 다수의 작은 암 부위로 구성됐으며 직경이 52.3cm에 달했다.
크라우트는 10시간에 걸친 대수술로 27kg 무게의 종양을 제거했으나 이미 장기 손상이 심각했다. 수술 과정에서 소장 일부와 오른쪽 신장을 제거해야 했다. 크라우트는 “종양으로 진단을 받은 건 정말 충격이었다”며 “종양이 오른쪽 신장을 눌러 신장이 크게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현재도 크라우트의 체내에는 제거하지 못한 종양이 남아있으며, 크라우트는 2주마다 심리치료를 받으며 투병 중이다. 의료진은 남아있는 종양 조직이 여러 장기와 연결되어 추가 제거가 어렵다고 판단했고, 크라우트는 1년에 두 번 종양 검진을 받고 있다. 크라우트와 그의 아내는 오진한 의료진을 상대로 법적 소송을 제기했다. 1차 소송은 해당 종양이 희귀 사례라는 이유로 기각됐으나 현재 항소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