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 질환 없는 비만, 치매 걸릴 확률 낮아

고혈압, 고혈당 등 대사 증후군이 없는 이른바 ‘건강한 비만’이면, 알츠하이머병 치매 발병 가능성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대구로병원 신경과 강성훈, 삼성서울병원 서상원 교수 공동 연구팀은 체중과 대사 증후군이 알츠하이머병 원인 물질 축적 및 진행 경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치매가 없는 45세 이상 한국인 1736명을 체질량 지수(BMI)에 따라 저체중(BMI 18.5 미만), 정상 체중, 비만(BMI 25 이상)으로 분류했다. 각 그룹은 다시 대사 증후군 유무에 따라 대사 건강 그룹과 대사증후군 그룹으로 나뉘었다. 대사 건강 그룹은 대사 증후군 진단 기준(고혈압, 높은 공복 혈당, 고중성 지방, 낮은 HDL콜레스테롤)이 많아야 한 가지인 경우다.

연구팀은 이들의 아밀로이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뇌 자기공명영상(MRI), 인지 기능 검사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알츠하이머병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가 뇌에 축적되는 위험도 저체중 그룹이 73.9%로 높았고, 오히려 비만 그룹은 37%로 낮았다. 비만이 아밀로이드 축적을 일부 줄인 셈이다. 다만 비만 그룹에서 대사 건강 그룹과 대사 증후군 그룹의 아밀로이드 축적 위험도는 각각 29.6%, 42.5%로 차이가 났다. 즉 비만이 아밀로이드 축적을 줄이는 효과는 대사적으로 건강할 경우에만 유효한 것이다. 강성훈 교수는 “대사 건강 비만 그룹은 기억을 관할하는 해마 용적이 컸고, 장기적으로 추적 관찰했을 때 인지 기능 저하 속도도 가장 느렸다”며 “뚱뚱해도 대사 질환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알츠하이머병 치매를 예방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알츠하이머 연구·치료’ 최신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