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안을 들여다보는 이비인후과 진료실에서 환자를 볼 때 안타까울 때가 있다. 조금만 일찍 발견했다면 수술로 완치까지 할 수 있는 두경부암인데, 늦게 발견되는 경우다. 두경부암은 뇌와 안구, 식도를 제외하고, 얼굴이나 코, 목, 구강, 후두 등 목 위에 있는 기관에 생기는 암을 말한다. 갑상선암을 제외한 두경부암은 2011~2020년 10년 사이에 3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암이 11% 늘어난 데 비하면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두경부암은 초기 증상이 없기에 대개 절반 이상이 림프절 등으로 전이되고서야 발견된다. 이렇게 암이 많이 진행되면 수술할 때 절제 부위가 커지면서 숨 쉬고 먹고 말하는 기능이 손상될 수 있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두경부암이 아닌지 확인해 봐야 한다. ▲혓바늘이나 혀의 염증, 궤양이 2주 이상 지속 ▲목소리가 쉬거나 힘이 빠지는 등의 변화가 2주 이상 지속 ▲음식을 삼키기 힘들거나 삼킬 때 통증 ▲목에 멍울이 갑자기 생겨 커지며, 만졌을 때 주위 조직에 붙어 잘 움직이지 않음 ▲가래에 피가 계속 섞여 나오는 것 등이다.
흡연은 특히 구강암이나 후두암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데, 두경부암의 발병률을 약 15배 정도 높인다. 여기에 음주까지 더해지면 위험이 급증하는 만큼, 금연 금주해야 한다. 또 자궁암의 원인으로 알려진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입안과 목에 암을 유발하기도 하므로,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으면 구인두암 예방에도 도움 된다.
거의 모든 두경부암은 이비인후과 의사가 목 안을 들여다보는 것으로도 진단이 가능하다. 검사 전에 금식할 필요도 없다. 1년에 한 번 정도 이비인후과에 들러 두경부암 검진을 받아 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