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청년이 건강검진을 받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뉴스1

건강검진 ‘성수기’로 불리는 연말이 다가왔다. 기본 건강검진 외에 수많은 유료 건강검진 항목 중 몇 개를 택해야 하는데, 사실 무엇이 진짜 나에게 필요한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우창윤 서울아산병원 내과전문의는 13일 YTN 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서 돈 날릴 수 있는 건강검진 항목에 관해 이야기했다.

◇”암 찾고 싶다면 전립선 초음파는 안 하는 게 맞다”

우 전문의는 “전립선 초음파가 검진 항목에 많이 들어가 있다”며 “전립선암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많이 적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전립선암은 초음파 검사가 아닌 ‘혈중 검사 PSA’로 더 민감하게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전립선 초음파 검사는 전립선 비대증이 있는 경우 크기를 재고 싶을 때 사용하는 것”이라며 “전립선암이 있는지 보기 위해서는 혈액검사를 하는 게 맞기 때문에 초음파 검사는 빼도 된다”고 설명했다.

◇”CT와 초음파 같이할 필요 없다”

우 전문의는 또 “특별한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면 CT와 초음파 검사는 같이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보통 많이 검사하는 흉부‧복부 CT와 위‧대장 내시경 검사로 대부분의 암은 거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복부 CT를 받는다면 추가로 복부 초음파를 선택하는 건 불필요한 일이다.

◇MRI 꼭 받아야 할까?

우 전문의는 ‘MRI는 꼭 받아야 하느냐’는 물음에 “아니요”라고 답했다. 대부분 뇌 MRI를 많이 찍는데, 암이 있는지 살펴보기 위한 목적으로는 부적합하다고 했다. 우 전문의는 “중년까지는 뇌암 발생률이 정말 낮기 때문에 굳이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다.

뇌 MRI를 찍는 이유는 혹시 모를 뇌동맥류를 살펴보기 위함이다. 우 전문의는 “그런데 이건 워낙에 확률 자체가 낮기 때문에 저희가 일반적인 인구 집단에 추천하지 않는다”며 “왜냐하면 비용 효율이 안 나온다”고 했다.

다만 “MRI는 방사선 피폭이 없기 때문에 개인에게 매우 안전한 검사”라며 “살면서 한 번쯤 궁금하거나 걱정된다면 1회 촬영을 해보는 건 괜찮다”고 했다.

◇”PET-CT 대신 CT면 충분”

‘PET-CT로 초기 암 전부 발견 가능하다는데 해볼까요?’라는 질문에 우 전문의는 “굳이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다. ‘펫시티’라고도 불리는 PET-CT 검사는 약물을 몸에 주입해 전신의 대사 과정을 촬영하는 검사 방법이다.

우 전문의는 “이 검사는 굉장히 민감해서 염증과 암을 잘 구별하기 어렵다”며 “암 검진을 위해서라면 그냥 CT를 촬영하는 게 비용도 7분의 1 정도로 훨씬 싸다. 차라리 흉부‧복부 CT 촬영을 저선량으로 하는 게 훨씬 좋다”고 했다. 이어 “PET-CT 검사는 보통 암이 진단됐을 때 어디까지 암이 퍼져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추가로 하는 검사”라며 “(건강검진 때 하게 되면) 너무 민감해서 불필요한 검사들을 이후에 많이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 검사는 꼭 받아라”

그렇다면, 우 전문의가 추천하는 검사는 무엇일까. 그는 “우리나라는 위·대장 내시경이 아무래도 가장 효과가 좋다”며 “특히 대장내시경 받기를 추천한다”고 했다.

우 전문의는 “국가 검진 기준으로는 위암은 40세, 대장암은 50세부터라고 이야기하는데 요새 젊은 대장암이 워낙 빨리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젊은 분들은 아무래도 용종 같은 게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게 5년, 10년 지나면 대장암이 되는 건데 이걸 찾아서 제거하기 위함”이라며 “우리나라는 특히 대장내시경값이 저렴하고 접근성이 좋아서 추천한다”고 했다.

또한 “나이 든 남성분들이 보통 검사를 안 받는다”며 “국가가 추천하는 검사는 반드시 해야 한다. 그게 돈을 아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