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3D 일러스트. /게티이미지 뱅크

고령 사회 남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전립선암은 다른 암에 비해서 진행 속도가 느리고 장기 생존율도 높다. 이 때문에, 암이 진단되어도 초기 단계에서는 수술과 같은 근원적 치료를 하지 않고, 갑상선암처럼 암이 자라는지만 관찰하는 이른바 능동 감시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 암이 많이 자라면, 그때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를 한다.

최근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팀은 이때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전립선암 자라는 속도 차이를 연구한 결과를 미국의사협회지 종양 편에 발표했다.

연구는 평균 66세 미국인으로 전립선암을 진단받았지만 능동 감시 중인 남성 886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의 식단을 조사해서 건강식 수칙을 따르는 정도를 평가한 후, 평균 6.5년간 추적 관찰하면서, 주기적인 전립선암 조직 검사를 통해서 암 병기 진행 여부를 조사했다.

이은봉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

건강식 지침은 비타민, 미네랄 등이 풍부한 야채, 과일, 전곡, 적절한 육류, 저지방 우유, 식물성 기름, 견과류 등 균형 잡힌 식단으로, 포화지방, 콜레스테롤 과다 함유 음식, 소금, 술 등은 제한한다.

연구 결과, 암 병기가 3년째에 7% 진행됐고, 5년째는 15%, 10년째는 33%가 진행됐다. 그런데 건강식 지침을 충실히 따를수록 전립선암 진행 속도가 늦어졌다. 지침 준수 점수가 13점 높을수록(100점 만점), 전립선암 병기 진행률은 15%가 낮았다.

건강 식단에는 항산화 물질이 다량 포함되어 항염증 작용을 한다. 기름진 고기 같은 포화지방은 제한됨으로써 암이 잘 자라는 미세 환경이 개선되어서 전립선암 진행을 늦춘 것으로 추정된다. 암 예방과 관리에 건강식이 이렇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