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유전적 요인 등에 의해 치매 위험이 높은 사람이라도 심폐 건강이 좋으면 인지 능력이 장기적으로 향상되고 치매 위험 역시 대폭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일(현지시각) 영국 스포츠 의학 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따르면 스웨덴 스톡홀름 카롤린스카의대 웨일리 쉬 교수팀은 39세부터 70세 사이 영국인 6만1214명의 심폐 건강과 인지 기능 및 치매 위험을 12년간 추적 관찰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이날 밝혔다.

심폐 기능은 순환계와 호흡계가 근육에 산소를 공급하는 능력이다. 나이가 들면서 골격근이 손실돼 점차 감소한다. 20~30대에는 10년에 약 3~6%씩 줄지만, 70대에 이르면 10년에 20% 이상씩 빠르게 줄어든다.

연구팀은 대상자들의 심폐 기능을 검사해 상·중·하 그룹으로 나눴다. 이어 신경 심리 검사로 인지 기능을 측정하고 알츠하이머병 다유전성 위험 점수를 매겨 치매에 대한 유전 인자도 검사했다. 관찰 기간에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은 553명(0.9%)이었다.

분석 결과 심폐 건강이 좋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인지 기능이 높고 치매 위험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폐 건강 상위 그룹은 하위 그룹보다 모든 치매 발생률이 40% 낮았으며 치매 발병 시기도 1.48년 늦었다. 치매 위험 인자를 가진 사람 역시 상위 그룹에 속할 때 치매 위험이 35%까지 감소했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심폐 건강이 인지 능력 향상 및 치매 위험 감소와 관련 있음을 보여준다”며 “알츠하이머병 유전적 소인이 큰 사람에게도 심폐 건강을 높이는 게 예방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관찰 연구이기 때문에 인과 관계를 규명할 수 없고 영국 바이오뱅크 참가자들이 일반 인구보다 건강한 경우가 많아 치매 발생 사례 수가 과소평가 됐을 수 있는 등 한계가 있다”고 인정하며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