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진료실에 난치성 염증성 장 질환을 앓는 젊은이들 방문이 늘어난 것을 체감하고 있다. 염증성 장 질환은 면역 체계의 잘못된 반응으로 장 조직이 공격을 받는 만성 면역성 장 질환이다.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대표적이다.
염증성 장 질환은 만성적 복통, 설사, 피가 섞인 변, 체중 감소, 피로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여, 한창 경제활동을 해야 할 계층의 일상생활에 크게 지장을 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환자 수는 2017년 6만741명에서 2021년 8만289명으로, 4년 새 32%가 증가했다. 이런 추세라면 내년 2025년도에는 환자 수가 1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10~20대 연령에서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데, 잦은 서구식 식생활과 인스턴트 음식 섭취가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 보고 있다. 젊은 나이에 발병할수록 증상이 심할 가능성이 높고, 예후도 좋지 않다.
치료법은 경증 혹은 중등증 질환에서는 항염증제, 단기 스테로이드, 면역 조절제 등 약제들을 병합 선택해 치료하고, 중증 질환일 경우에는 생물학 제제나 JAK 억제제, S1P 수용체 조절제 등을 선택해 투여하게 된다.
염증성 장 질환은 완치가 어려운 병이다. 하지만 적극적이고 꾸준한 치료를 통해 염증이 없는 관해 상태로 안정적인 건강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다만 증상을 확인하고 약만 처방하는 치료로는 한계가 있다.
만성 염증의 지속은 암 발생률 증가와도 관련이 있어 지속적이고 철저한 염증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환자에게 세심한 관심을 두고 집중해서 관리하고, 개개인의 특수한 상황에 대한 고민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의료진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김성은 이대목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