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많아지면서 골격근량을 포함한 근육 기능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근감소증’(Sarcopenia)을 앓을 때 치매 발병 위험이 60% 가까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볼티모어 존스홉킨스의대 카미야 모라디 박사팀은 3일(현지시각) 시카고에서 열린 북미영상의학회(RSNA) 연례 회의에서 치매가 없는 70대 이상 노인들의 뇌 자기공명영상(MRI)으로 본 측두근(temporalis muscle) 수치와 치매 발병 위험 간 관계를 평균 5.8년간 추적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측두근은 머리에 자리 잡고 아래턱을 움직이는 데 사용되는 근육이다. 연구에서는 골격근 상태의 지표로서 측두근 크기를 측정했다. 대상은 치매가 없는 평균 나이 77세 노인 600여 명이다. 연구팀은 이들을 측두근 크기가 큰 그룹(131명)과 작은 그룹(488명)으로 나눴다. 이어 평균 5.8년간 알츠하이머성 치매 발병률·인지 및 기능 점수 변화·뇌 부피 변화 등을 추적했다.
그 결과 측두근 크기가 작을수록 치매 발병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뿐만 아니라 기억력 종합 점수와 기능 활동 점수가 더 많이 떨어졌고 구조적 뇌 용적 감소 폭도 더 컸다. 연구팀은 “다른 치매 위험 요인의 영향을 고려하더라도, 골격근이 작은 노인의 치매 위험은 큰 노인보다 약 60% 높았다”고 설명했다.
모라디 박사는 “일반적인 골격근 상태를 측두근 크기로 측정하면 노인들의 치매 위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며 다른 목적으로 촬영된 기존의 뇌 MRI를 활용하기 때문에 추가 비용이나 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위험한 노년, 근감소증 피하려면?
근감소증이 이어지면 체력이 떨어지고 자칫 뇌가 수축돼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근감소증을 미리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앞서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지난 3월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매주 3번 이상의 근력운동을 일 년 넘게 하면 근감소증 위험을 20%가량 낮출 수 있다.
40~79세 남녀 12만6339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이 연구는 대상자들의 저항성 운동(근력운동) 수행 빈도 및 기간과 저근육(low muscle mass) 위험의 연관성을 살펴보는 식으로 진행됐다. 이때 근력운동 수행 빈도는 주당 △1일 △2일 △3~4일 △5일 이상으로 나누고, 기간도 △12개월 미만 △12~23개월 △24개월 이상 지속한 경우로 분류했다.
그 결과 ‘주 3~4일씩 12~23개월 동안’ 운동한 사람들의 근감소증 위험이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빈도가 ‘주 5일 이상’일 때는 24% 줄었다. 특히 기간이 ‘24개월 이상’이면 효과가 극대화돼 주 3~4일이나 주 5일 이상 수행했을 때 모두 45%씩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