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오후, 인천 남동구의 한 폐기물 선별장에 쓰레기들이 가득 쌓여있다. /고운호 기자

재활용 폐기물 수거업체도, 선별업체도, 재활용업체도 가장 꺼리는 폐기물이 비닐이다. 오염률이 높아 재활용다운 재활용을 할 수 없어 자원으로서의 가치가 0에 가깝기 때문이다. 지난 27일 만난 인천의 폐기물 선별 업체 관계자는 “폐비닐은 ‘팔아서 얼마를 버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적게 들여서 잘 처리하느냐’가 문제”라며 “전량 고형폐기물연료(SRF) 발전소에 보내 소각 처리 비용을 내고 있다”고 했다.

업체들의 말은 정부 통계와 어긋난다. 환경부의 폐자원 통계에 따르면 비닐이 속한 필름류는 매년 재활용량이 전체 출고량의 80~90%를 웃돈다. 2017년도에는 총 36만2824t이 출고돼 이 중 34만9990t(96%)이, 2018년에는 37만8345t 중 33만9894t(89%)이, 2019년도에는 37만5586t 중 33만4125t(88%)이 재활용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재활용률이 높게 나타나는 것은 고형연료로 태우는 양도 재활용으로 보기 때문이다. 폐비닐은 일반적으로 재활용될 경우 농업·공업용으로 사용되는 비닐로 재탄생한다. 나머지는 작은 막대(팰릿) 형태로 고형연료가 돼 이를 연소하는 발전소에서 처리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2019년 기준 전체 폐비닐 발생량 중 80%가량이 고형연료로 사용됐다”며 “물질 재활용률이 낮은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박상우 충남도립대학교 환경보건학과 교수는 “그간 비닐 관련 정책은 ‘잘 태우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만들어져 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