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박사방’에서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제작·공유한 주범인 조주빈(24)씨가 자신이 만든 성 착취물을 ‘브랜드화’하려 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그는 “(일부 피해 여성은) 이미 조건 만남으로 사회 쓴맛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피해 여성들을 유린해도 무방하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됐다.
조씨는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조성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범 한모(27)씨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피해자들에게 새끼손가락을 드는 등 특정한 행동이나 말을 반복하도록 시킨 이유를 묻는 질문에 “제가 만든 성 착취물을 브랜드화할 요량이었다”고 말했다.
조씨는 ‘박사방’ 회원이 피해자를 오프라인에서 만나 직접 성적 학대를 하도록 시키기도 했다. 이날 재판을 받은 한씨는 조씨가 주도한 성적 학대에 가담한 당사자다. 조씨는 한씨에게 이를 제안한 상황을 두고 “일상생활에서 ‘밥 한 끼 먹을래?’라고 말하듯이 그냥 ‘오프할래?’라고 했다”며 “정상적인 세계관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 착취를 한 혐의에 대해서도 “상식이 색안경이 될 수 있다”며 자신은 상식을 초월한 존재인 것처럼 말했다. 그는 공범인 닉네임 ‘태평양’ 이모(16) 군보다 피해자의 나이가 한 살 많다는 점을 거론하며 “피의자는 법적·사회적 책임을 질 수 있는 존재로 보면서, 또래가 피해자가 됐을 때는 돈이나 사회를 모르는 존재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구매자나 방관자나 피해자나 상식 밖의 세상에서 상식 밖의 행동을 한 것”이라며 “진짜 이 사건을 해결하고 싶으면 좀 다르게 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