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천리안2A 위성으로 1일 오후 3시 30분 촬영한 제9호 태풍 '마이삭'의 모습. 마이삭은 2일 밤 늦게 제주도 동쪽 해상을 거쳐 3일 새벽 부산 부근으로 상륙할 전망이다.

제9호 태풍 ‘마이삭(MAYSAK)’이 북상하면서 제주와 부산에 ‘태풍 비상’이 걸렸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마이삭은 중심 기압 935hPa(헥토파스칼), 최대 풍속 초속 49m(시속 176㎞), 강풍 반경 380㎞의 중형급 태풍으로, 막대한 피해를 가져온 2007년 ‘나리’, 2003년 ‘매미’와 유사한 경로를 따라 올라오고 있다. 강도는 ‘매우 강’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마이삭은 1일 오후 3시 기준 중심 기압 935hPa, 중심 최대 풍속 시속 176㎞(초속 49m)의 매우 강한 태풍으로 일본 오키나와 서북서쪽 약 22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6㎞로 북동진하고 있다. 태풍은 2일 저녁 제주도 동쪽 해상을 통과해 3일 새벽 3시쯤 부산 인근에 상륙, 같은 날 오후 7시를 전후해 울진 부근에서 동해안으로 빠져나갈 전망이다. 특히 부산에 가장 근접했을 때는 태풍 중심과 부산 도심 거리가 20㎞에 불과할 정도로 가까울 것으로 예보됐다. 이에 따라 제주도와 부산과 울산 등 경상도 지역의 대도시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이번 태풍이 직전에 있었던 제8호 태풍 ‘바비’에 비해 더 많은 비를 내리는 강력한 태풍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비상대응 1단계를 발령해 태풍 대비에 나섰다. 13개 유관 부서와 협력해 강풍 위험 지역 95곳, 하천 범람 우려 지역 5곳, 대형 공사장 70곳 등의 안전 조치 등을 점검했다. 또 제주해경과 서귀포해경은 태풍대책본부를 가동해 어선 결박 등의 안전 조치에 들어갔다.

부산시는 1일 오전 11시를 기해 부산에 태풍 예비특보가 발표되자 풍수해 현장 조치 행동 매뉴얼에 따라 비상 1단계를 발령하는 등 즉각 비상 대응에 들어갔다. 변성완 권한대행을 비롯, 부산시 팀장급 이상 200여 명이 옹벽·공사장 등 시내 재해 취약지 200여 곳을 찾아 현장 점검을 했고 이날 오후 제9호 태풍 대비 상황 판단·대책 회의를 열어 ‘태풍 총력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부산항도 24시간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다. 선박대피협의회를 열어 신항과 북항 컨테이너 부두에 접안한 선박들은 2일 오전 6시까지, 부산~일본 항로 국제 여객선을 포함한 나머지 선박들은 1일 오후 6시까지 피항을 완료하도록 했다.

1일 16시 기준 태풍 '마이삭' 예상경로.

3일까지 태풍으로 인한 예상 강수량은 강원 영동, 경북 동해안, 경남, 전라 동부, 제주도, 울릉도 독도에 100~300㎜(많은 곳 400㎜ 이상), 서울·경기, 강원 영서, 충북, 경북에 100~200㎜, 충남, 전라도에 50~150㎜ 등이다. 2~3일 사이 예상 최대 순간풍속은 제주도와 경상 해안에 시속 108~180㎞, 강원 영동과 남부 지방에 72~144㎞, 그 밖의 지방은 36~108㎞다. 기상청 관계자는 “우리나라에 상륙해 내륙을 통과할 때 더욱 바람이 강하게 체감될 것”이라며 “해안가 월파(바닷물이 방파제나 방조제의 마루를 넘는 현상), 풍랑 등으로 잠김·날림·무너짐 등 복합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니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상청은 1일 오후 9시쯤 괌 북쪽 약 780㎞ 해상에서 제 10호 태풍 ‘하이선’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하이선은 6일 오후 일본 가고시마 부근 해상으로 접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기상청은 “이제 막 발달한 태풍으로 앞으로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며 “이동을 시작했기 때문에 경로 변동 가능성이 아직 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체코 기상 애플리케이션인 ‘윈디’는 이 태풍이 오는 주말 중 일본 혼슈 지방을 관통, 다음 주 월요일인 7일쯤 동해에 접근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에 가깝게 다가왔을 때는 최대 풍속이 초속 30m 안팎인 강풍이 불 것으로 예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