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3일 오전까지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은 2일부터 3일까지 누적 강수량이 강원 영동, 경북 동해안, 경남, 전남, 전북 동부, 제주도, 울릉도·독도에 100~300㎜(많은 곳 400㎜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태풍 진로에서 벗어나 있는 수도권에도 3일 새벽부터 아침 사이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50㎜ 내외의 매우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에 800㎜ 비... 철도 41편 운행 중지
마이삭은 3일 새벽 1시쯤 경남 해안을 지나 새벽 2시쯤 김해 방면에 상륙, 경상도 내륙을 가로질러 새벽 6시쯤 동해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당초 부산을 직격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태풍 진로가 다소 서쪽으로 이동했다.
한국철도는 태풍 북상에 따라 3일 정오까지 경부선 등 철도 7곳 노선에서 KTX와 새마을호, 무궁화호 등 열차 41편의 운행을 중지하거나 일부 구간만 운행한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2일 오후부터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오후 8시 기준 한라산 윗세오름에 시간당 120㎜ 이상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등 800㎜의 비가 내렸다. 제주시 한경면 고산 지역의 최대 순간 풍속은 초속 47m를 기록했다. 풍속 40m/s 이상은 큰 바위가 날아갈 수도 있는 정도의 강풍이다.
한국전력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까지 제주도 내 3만1424가구가 한때 정전됐다. 한전은 고압선 등이 끊어져 정전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신호등이 엿가락처럼 휘고, 간판이 떨어지는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6시쯤 제주시 외도동 월대천이 폭우로 범람할 우려가 있자 인근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제주는 항공기와 여객선 운항이 중단됐다. 출발 180편, 도착 192편 등 372편이 결항됐다. 제주도 내 항·포구에는 선박 2000여 척이 긴급 대피했다.
◇부산 건물 벽체 뜯겨나가... 경남선 1359가구 정전
초속 34.3m의 강풍이 몰아친 부산에서는 이날 오후 9시 20분쯤 동래구 온천동 건물의 벽체 일부가 뜯겨 나갔고, 강서구 건물의 외벽 철판이 떨어졌다.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 기준 부산 곳곳에서 태풍과 관련한 출동은 40건이었다. 경찰에도 11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경남·창원소방본부에는 이날 오후 9시 기준 태풍 관련 피해 신고가 21건 접수됐다. 통영시 산양읍 욕지면, 하동군 금성면 가덕리, 합천군 용주면 등에서 총 1359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10호 태풍도 한반도 영향
9호 태풍에 이어 사흘 뒤인 오는 6일에는 10호 태풍 ‘하이선‘이 닥친다. 기상청은 일요일인 6일부터 7일까지 하이선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일 괌 인근에서 발달한 하이선은 일본 가고시마 서쪽 해상을 거쳐 남해로 북상해 7일에는 경남 부근으로 상륙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