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에서 밤 9시 이후 모든 식당이 문을 닫아야 하는 이른바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를 일주일 더 연장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소상공인들은 “이제 정말 더 버틸 수 없는 한계 상황에 처했다”고 하소연했다.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역 인근 식당가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홍모(43)씨는 “찔끔찔끔 하지 말고 아예 3단계로 격상하면 문 닫고 직원들 휴가라도 보내지, 2.5단계 일주일 연장했다가 (코로나 사태가) 안 잡히면 그땐 또 어떡할 거냐”며 “매출이 3월 신천지 사태 때의 30%로 줄었고, 가뜩이나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가 올라 감당이 안 된다”고 했다. 인근 ’24시 찹쌀순대 만드는 집‘ 정영훈(69) 사장은 “24시간 영업점은 오후 9시부터가 본 장사인데 9시 이후 영업을 말라는 건 장사하지 말고 다 죽으란 거나 마찬가지”라며 “식당 내 체온 측정기도 187만원 주고 설치했는데, 세금을 깎거나 전기·가스·수도요금을 인하하는 실질적 지원은 전혀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 교대역 사거리에서 한정식집을 운영하는 허모씨는 “8월 중순 코로나가 재확산하면서 예약이 줄취소되고 있다”며 “어제는 전체 80석(席) 가운데 손님이 3명뿐이었다”고 했다. 허씨는 “거리 두기 연장 소식에 절망했다”며 “겨우 겨우 버텨왔는데 정말 문을 닫아야 하나 고민”이라고 했다.
포장⋅배달만 가능한 프랜차이즈 카페들도 크게 낙담했다. 수도권에 1600여 가맹점이 있는 한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은 소위 거리 두기 2.5단계가 시작된 8월 30일부터 9월 3일까지 매출이 전주보다 33% 줄었다. 이 커피 전문점 관계자는 “코로나로 이미 매출이 줄어든 상황에서 또 매출이 반 토막 나게 생겼다”며 “어쩔 수 없다는 건 알지만, 영세 점주들은 생계난을 호소하고 있다”고 했다.
소상공인 매출 감소는 종업원 일자리도 위협하고 있다. 한 곱창집 종업원 김모씨는 “직원 3명 중 한 명은 지난주에 관뒀다‘며 “지금도 손님이 없는데 일주일 또 연장되면 우리도 다른 일자리를 알아봐야 할지 모르겠다”고 불안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