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러운 아이들 볼 때면 너무 행복해요. 코로나로 힘들 때지만 대한민국 가족들 모두 저희처럼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11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잔디광장에 엄마·아빠들의 행복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저출생 극복을 통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아이가 행복입니다’ 시즌 3 행사가 열렸다. 조선일보가 주최하고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교육부·보건복지부·여성가족부·롯데·초록우산어린이재단·육아방송·송파구·한샘 등이 후원한다. 12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올해 행사는 특히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처음으로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행사는 소셜미디어에 생중계됐다. 또 현장은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진행됐다.

◇다둥이 아빠도, 난임 극복 엄마도 감격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31초 영상제' 수상작 발표였다. ’31초 영상제'는 아이와 함께하는 가족들의 행복한 순간을 담은 영상과 사진 공모전이다. 숫자 ’31′은 엄마·아빠·아이 셋(3)이 하나(1) 된 기쁨을 즐기고 축복하자는 뜻이다. 지난달 3일부터 28일까지 공모 기간 동안 작년의 두 배가 넘는 총 1287건이 접수됐다. 이 중 7개 작품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아이가 행복입니다’ 시즌3 행사의 ‘31초 영상제’에 다섯 아이와 부부의 행복한 가족 사진을 출품해 최우수상을 받은 김언정·김강욱씨 가족이 11일 시상식에 전원 출동했다. 김언정씨는 “우리 천사들이 있어 늘 다복하고 행복하다”고 했다. /고운호 기자

대상은 아이가 없을 때 무료한 일상과 아이가 함께할 때 즐거운 가족 모습을 대비해 코믹한 영상을 만든 김태욱(40)·장귀희(31)·김도건(1) 가족이 받았다. 영상 속 부부는 지루한 표정을 짓다가도 화면이 바뀌어 아이가 나타나자 세상을 다 얻은 듯 기쁘게 웃고 춤춘다. 김태욱씨는 “육아가 힘들기도 하지만, 아이를 행복하게 해주면 다 풀리지 않느냐. 아이가 있어 행복한 순간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대상 수상자에겐 롯데상품권 500만원이 수여됐다.

최우수상은 아들 넷, 딸 하나 다둥이 가족 사진을 출품한 김강욱(37)·김언정(33)씨 가족이 받았다. 울산에 사는 부부는 이날 다섯 아이들과 시부모님과 함께 총출동했다. 김씨 부부는 2013년 결혼 후 거의 매년 아이를 낳아, 돌 기념사진이 곧 만삭 사진이었다. 아내 김언정씨는 “주위에서 ‘애가 많으면 힘들지 않으냐’고 자주 묻는데, 여럿이면 오히려 자기들끼리 잘 놀아 괜찮다”고 말했다. 남편 김강욱씨는 “아이 낳고 지금까지 부모님과 아내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못 했다. 오늘 꼭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했다.

11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아이가 행복입니다’ 시즌 3 행사에서 저출생과 육아 관련 우수 정책을 운영하는 기업, 자자체, 단체 6곳에 ‘행복한 대한민국 만들기 어워즈(Awards)’가 수여됐다. 왼쪽부터 심사위원장 경희대 서영호 교수, 홍준호 조선일보 발행인, 그리고 수상자인 박성수 송파구청장, 신동헌 경기 광주시장, 이제훈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 김태현 헬스밸런스 이사, 한정열 임산부약물정보센터 이사장, 배호영 육아방송 대표. /고운호 기자

난임으로 3년간 힘든 시간을 보낸 끝에 지난해 쌍둥이 아들 강이·산이를 얻은 장용희(39)씨 가족은 우수상을 받았다. 장씨는 “저출산이라고 하지만, 저처럼 아이가 찾아오지 않아 힘들어하는 부모가 너무나 많다”면서 “저의 이야기가 많은 분께 전해져 더 많은 아이들이 태어나고 사랑받으면 좋겠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이 밖에도 한국·이탈리아 다문화가족으로 세 형제를 키우는 신지혜씨, 삼형제가 목에 리본을 두르고 할아버지의 80번째 생신을 축하하는 사진을 출품한 김지현씨 등이 우수상을 받았다. 최우수상과 우수상 수상자에겐 각각 롯데상품권 300만원, 100만원이 수여됐다.

야외 행사장에선 미스터 트롯에서 깜찍한 모습을 보여준 홍잠언과 어린이 치어리더단 레인보우응원단의 축하 공연도 열렸다.

◇ “자녀 키우는 기쁨 느낄 기회 늘려야”

이날 행사엔 홍준호 조선일보 발행인, 서형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박백범 교육부 차관, 이제훈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 배호영 육아방송 대표이사, 류제돈 롯데물산 대표이사, 박성수 송파구청장 등이 참석했다. 홍준호 발행인은 환영사에서 “행사를 앞두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면서 고민이 많았지만, 최선을 다해 방역 수칙을 준수하면서 어렵게 이 행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조선일보는 2018년부터 저출산과 문제를 극복하는 데 힘을 보태려고 ‘아이가 행복입니다’라는 지면을 매주 만들며 아이가 주는 기쁨과 행복은 세상 어떤 것보다 크고 가치 있다는 걸 알리고 있다”고 밝혔다. 서형수 부위원장은 “저출생 문제는 정부나 가정에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응원하고 지지해야 한다”며 “'아이가 행복입니다'처럼 아이와 부대끼는 기회를 늘려 자녀 키우는 것이 고난이 아니라 즐거움이라는 점을 많은 분들이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