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해자를 상대로 친여(親與) 진영의 2차 가해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구독자가 10만명이 넘는 친여 성향 유튜브 채널에서는 박 전 시장의 고소인 영상을 공개한다면서 “피해자가 박원순 시장의 손을 감싸 쥐고 어깨에 손을 올리는 등 오히려 성추행을 했다”며 2차 가해에 나섰다.
17일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는 “단독! 고(故) 박원순 시장 ‘고소인’ 영상 공개!”라는 제목으로 피해자로 추정되는 여성과 박 전 시장이 함께 케이크를 자르는 영상을 공개했다. 원본 영상은 사무실에서 박 전 시장과 여성이 케이크를 자르며 고깔모자를 쓴 직원을 부르는 찰나를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 제작자는 영상을 2배 이상 천천히 재생하고 같은 장면을 반복해 보여주며 3분이 넘는 길이로 늘였다.
박 전 시장과 여성이 빵 칼을 함께 잡은 장면에서 손 부분을 클로즈업해 보여주며 “굳이 손을 감싸쥐어야 하느냐”며 여성이 박 전 시장의 손을 덮었다고 주장했다. 여성의 손이 박 전 시장의 어깨를 스친 장면을 되감아 붙여서 여성이 박 전 시장의 어깨를 쓰다듬은 것처럼 악의적으로 편집했다. 구독자 10만명이 넘는 열린공감TV 측은 “유시민 작가의 ‘국가란 무엇인가’ 저서를 토대로 진보의 큰 바다를 항해하는 유튜브 채널”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영상은 34만회 이상 조회됐다.
영상은 “누가 누구를 성추행하는 것이냐. 4년간 지속적으로 성 괴롭힘을 당한 사람이라 볼 수 있느냐”며 “고소인과 김재련 변호사가 이 영상에 대해 해명하라”며 끝난다. ‘열린공감TV’ 측은 “박원순 시장의 명예회복을 위해 진실에 접근하는 영상이다. 많은 분께 공유 부탁한다”고 댓글을 달았다.
영상에는 “성추행은 고소인이 하고 박 시장님에게 뒤집어씌웠다. 나쁜 X이다” “여자가 봐도 순진하신 박 시장님이 어찌할 줄 모르는 표정이 역력하다" "성추행을 당했던 여자라면 절대 저런 행동 못한다”며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 댓글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