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안민석(오산) 의원이 경기 오산시청 청사에 ‘버드파크’를 짓는 민간투자자에게 욕설을 담은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이 논란과 맞물려 오산 지역에서 내리 5선을 하면서 막강한 권력을 구축하고 있는 안 의원의 독선적 행태를 두고 오산 지역 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제기되고 있다.

안민석 의원이 보낸 욕설 문자 메시지. /연합뉴스

연합뉴스가 지난 25일 오산버드파크 황모 대표로부터 받아 공개한 문자 메시지에 따르면 안 의원은 이달 7일 황씨에게 버드파크 사업에 대해 물으면서 곽상욱 오산시장이나 시공사와 대표와의 관계를 물었다. 또 버드파크 사업에 대해 해명이 필요하다는 문자를 보냈다.

황씨는 경북 경주에서 경주버드파크를 운영하고 있으며 약 85억원 규모로 오산시청사에 버드파크(자연생태체험관)를 지은 뒤에 기부채납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공정은 약 80%를 보이고 있으며 다음달 완공될 예정이다. 이 사업은 곽상욱(민주당) 오산시장의 핵심 시책사업이기도 하다.

그러나 황씨의 답변이 늦어지자 안 의원은 약 40분 뒤에 ‘XX이가 답이 없네’라며 욕설을 보냈다. 이에 황씨가 “5선 의원이 입에도 못 담을 말을 했다”며 항의하자, 약 17분 뒤에 “후배에게 보낸 것이 잘못 갔군요. 양해 바랍니다”라며 사과하는 문자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욕설이 담긴 문자 메시지는 군대 동기인 친한 후배에게 보낸다는 게 실수로 투자자에게 간 것”이라며 “당사자가 불쾌해 하길래 정중하게 사과하고 끝난 일종의 해프닝”이라 해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결코 그 분(투자자)에게 욕설한 적이 없다. 메시지 맥락을 보면 그분이 아니라 편한 사람에게 보낸 것임을 알 수 있지 않으냐” 했다.

한편 안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민주당 오산시위원회 운영위원회는 지난 18일 오산 버드파크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이 사업은 지난 2018년 10월 오산시가 민간투자자와 협약을 맺었다. 시청 광장과 옥상 공간을 활용해 생태체험관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덕훈 기자

이와 관련 민주당 조재훈 도의원은 23일 소셜미디어에서 안 의원을 ‘안석대’(이문열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나오는 학급 반장 ‘엄석대’를 비유한 말)라며 “큰일 하라고 했더니 쬐끄만 오산에서 골목대장이 된 듯하다. 무소불위 안하무인”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한은경 시의원도 “시책사업 막바지에 반대를 위한 회의 절차는 비겁하고 치졸한 일”이라며 “권력과 권한은 그리 쓰면 안 됩니다. 반성할 분들 참 많네요”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