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25일 조국 당시 법무장관이 딸에게 줄 케이크를 들고 귀가하는 모습.

전 법무장관 조국씨가 자신의 상징처럼 사용되는 사진이 연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1년만에 부인(否認)했다.

조씨는 법무장관이던 작년 9월25일 밤 9시쯤, 서울 방배동 아파트로 귀가했다. 왼쪽어깨엔 배낭을 맸고, 오른손엔 케이크를 쥔 모습이었다. 사실 이날은 조씨 딸 조민씨의 생일(주민등록 기준)이 아니라, 생일 하루 다음날이었다. 더욱이 과거 조씨가 과거 이용자임을 ‘인증’까지 했던 커뮤니티사이트 ‘MLB파크’에는 25일 낮, “(딸 생일에) 조국이 생일 케이크 들고 들어오는 뒷모습 사진 찍혔으면 엄마 소셜미디어와 시너지로 감성 폭발했을 텐데”라는 글이 올라온 상황이었다.

하지만 조씨 귀가 장면이 언론에 노출되자, 조씨 지지자들은 해당 사진을 흑백 그림으로 만들어 퍼뜨렸고, 소위 ‘조국수호 집회’에서 티셔츠 무늬나 깃발로도 만들었다. 조씨 본인이 해당 그림을 자기 페이스북 프로필로 잠시 올렸다가 이내 내린 일도 있었다.

2019년 9월 25일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조국 장관이 딸 생일 때 케이크 들고 갔으면 감성 폭발했을 것'이라는 글(왼쪽)이 올라왔다. 약 8시간 뒤 조 전 장관이 케이크를 들고 귀가했다(가운데). 이튿날인 9월 26일 조 전 장관은 케이크를 든 자신의 모습을 페이스북 프로필로 올렸다가 이내 내렸다.

조씨는 27일 페이스북에서 당시 해당 내용을 다뤘던 본지 기자 이름을 언급하며 연출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나는 OOO 기자가 인용하는 2019.9.25. 오후 1시 30분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 ‘엠엘비파크’에 오른 “어제 조국 딸 생일 때 만약…”이라는 글을 보지도 못하였다. 장관으로서의 공식 업무의 과중함 외 가족이 수사대상이 된 상황에서 내가 야구 사이트 글을 보고 있었다고???”라고 적었다. 이어 “법무장관에게 그 사이트 글을 볼 여유 시간은 없었다”며 “상상이 놀랍다”고 했다. 왜 생일이 지난 다음 케이크를 사들고 갔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조씨 딸 생일이 실제 9월25일이 맞는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었다. 조씨 딸은 2014년 8월, 주민등록 생년월일을 기존 ’1991년 2월'에서 같은 해 ‘9월’로 변경했다. 당시 그는 부산대 의전원 입학 전형을 진행 중이었다.

이에 대한 의혹이 작년 8월 ‘조국 정국’에서 제기되자, 조씨 측은 법무부를 통해 “실제 생일과 일치시키기 위한 주민등록 변경이었다”며 “대학원 진학은 예전 주민번호로 했다”고 했다.

조씨 해명대로라면 ‘사람이 태어나기도 7개월이나 전에 출생신고를 한 것’이란 얘기다. 게다가 당시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에 따르면, 조민씨가 2007년 한영외고 1학년 때 동문 인터넷 카페에 자기 생일이 9월로 공지되자 “저 생일 2월이요~”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조씨 귀가 사진에 대해서는 ‘단순 연출’이 아니라 ‘표절 연출’이란 의혹도 제기된다.

2015년 7월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가족에게 줄 빵 봉지를 들고 귀가하는 모습. /채널A 캡처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2015년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정부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대통령과 친박(親朴)들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던 상황에서 늦은 밤 빵을 사 들고 쓸쓸히 귀가하던 모습이 언론에 노출돼 화제가 된 적이 있는데, '오른손에 빵을 들고 엘리베이터 앞에서 고개를 늘어뜨린 모습’이 조씨때와 똑같았기 때문이다. 다만 조씨는 유 전 원내대표에 비해 엘리베이터 문에서 살짝 바깥쪽, 사진 찍히기 더 좋은 자리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