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1주일 전이었던 2018년 9월 당시 64세였던 남성 A씨는 경남 지역의 한 여관에서 생을 마감했다. 사인은 급성심폐부전으로 인한 병사. A씨는 시신을 거둬줄 가족조차 없어 무연고 사망자로 처리됐다. 의료기관 등에서 세상을 떠나도 무연고 사망자가 되는 경우가 많지만, 매년 여관이나 폐가, 야산 등에서 사망한 상태로 발견되는 사람들도 많다.
A씨처럼 쓸쓸한 죽음을 맞이하는 ‘무연고 사망자’가 매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보건복지부가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1025명이었던 무연고 사망자는 2015년 1676명까지 늘었고, 2019년엔 2536명이었다. 7년 만에 무연고 사망자의 수가 2.5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연도 | 2012 | 2013 | 2014 | 2015 | 2016 | 2017 | 2018 | 2019 |
무연고 사망자 | 1025 | 1271 | 1379 | 1676 | 1820 | 2008 | 2447 | 2536 |
지난해 무연고 사망자 2536명 중 65세 이상 고령자가 1145명으로 45%를 차지했다. 60~64세가 435명, 50대가 550명, 40대가 223명이었다. 40세 미만인 무연고 사망자도 76명이었다. 성별이나 나이 등을 정확히 알 수 없는 무연고 사망자도 107명이나 됐다.
무연고 사망자의 증가는 가족의 해체와 노인 빈곤 문제가 불러온 ‘사회적 비극’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또한 무연고 사망자 중에는 여성에 비해서 자식들과 유대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남성 고령자’가 많다. 65세 이상 무연고 사망자 중에는 남성(744명)이 여성(401명)에 비해 훨씬 많았다. 60~64세에서도 남성(384명)이 여성(51명)에 비해 7배 가까운 수준으로 많았다.
통계청의 ‘2020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올해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15.7% 수준이지만, 2025년에는 20.3%까지 늘어난다. 초고령사회가 되는 것이다. 2060년엔 고령 인구 비율이 43.9%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노후 준비’는 미흡한 편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살펴보면 65세 이상 고령자 중에서 48.6%만이 ‘노후 준비를 하고 있거나 노후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나머지 고령자들은 ‘준비되지 않은 긴 노후’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독거노인 비율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정부가 고령층의 ‘고독한 죽음’을 막을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만 65세 이상 인구 대비 65세 이상 1인 가구의 수를 나타내는 ‘독거노인 비율’은 2013년 18.4%에서 지난해 19.5%까지 높아졌다. 만성질환을 가진 고령자가 혼자 사는 경우 일상생활이나 건강관리 등에 어려움을 겪는다. 정신 건강 등에 있어서도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최혜영 의원은 “초고령사회의 진입을 앞둔 시점에서 노년층 무연고자 사망이 늘고 있다는 것은 상당한 문제”라며 “무연고사망자에 대한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