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보철거 회의 열어놓고… 환경부 "참석 했지만 참여는 안했다"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 산하 2개 위원회가 지난달 금강과 영산강의 5개 보(洑) 가운데 3개를 철거하고 2개를 상시 개방하는 처리 방안을 의결한 회의에 중립성 논란이 있을 수 있는 인사들이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6일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환경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위원장 2명을 포함해 총 5명이 4대강 보 철거 근거가 되는 연구에 참여한 인사들이다.

물관리기본법에 따르면, 위원회가 다루는 안건에 대한 연구나 용역 등을 한 위원은 공정한 심의·의결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고 회의에서 배제해야 한다. 환경부는 금강유역물관리위원회 이상진 위원장, 영산강·섬진강유역물관리위원회 정재성 위원장 등이 이런 규정에 따라 배제 대상에 해당될 수 있다고 판단해, 회의 한 달 전 대형 로펌에 법률 자문까지 했고, 로펌에서는 “배제돼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충남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인 이상진 위원장과 순천대 교수인 정재성 위원장 등은 환경부가 발주한 4대강 보 평가 연구 용역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위원장을 포함한 5명은 의견을 밝히지 않고, 표결에 참여하지 않는 조건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환경부는 “회의에 참석은 했지만, 실제로 발언을 하지 않았고 표결에도 참여하지 않아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해명했다. 회의 결과는 환경부 원안(原案)대로 결정됐다.

이 결정은 조만간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일부에선 국가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인 허재영 충남도립대학교 총장도 같은 이유로 회의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이자 의원은 “허 위원장은 ‘4대강 사업으로 수질이 나빠졌다’는 내용이 담긴 연구 용역의 공동 책임자로 이름을 올렸다”며 “국가물관리위원회 최종 결정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보장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