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지리산을 시작으로 이달 말까지 전국의 단풍이 절정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올해는 단풍놀이 행락객이 급증할 경우 자칫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환경부는 7일 “되도록이면 단풍 구경을 가지 말고, 가더라도 방역 수칙을 지켜달라”는 초유의 ‘코로나 단풍 지침’을 내놨다. 정부는 대형 버스의 국립공원 주차장 이용을 제한하고, 케이블카 운영을 50%로 줄이는 등의 방법도 동원할 예정이다.

내장사 단풍인파/ 김영근 기자

◇대형 버스 국립공원 주차 금지, 케이블카·캠핑장 절반만 운영

10월은 전국 국립공원의 방문객이 가장 많은 시기다. 지난해의 경우 10월 한 달간 국립공원 이용객 수가 560만명으로 가장 방문객이 적은 1월(270만명)의 2배를 넘어섰고, 둘째로 방문객이 많은 8월(443만명)보다도 120만명 많았다. 산림청에 따르면 올가을 단풍 절정은 지리산 12일, 설악산 17일, 계룡산 20일, 속리산 21일, 한라산 22일, 내장산 26일 등으로 각각 예측됐다.

정부는 올해는 11월까지 국립공원 등에 관광버스 대절 등을 통한 단체 탐방을 자제해 줄 것을 권고했다. 당장 국립공원공단은 직영으로 운영하는 주차장 21곳에서 이달 17일부터(지역마다 시점 다름) 내달 말까지 대형 차량(45인승 이상) 출입을 제한한다. 설악산과 내장산에서 운영되는 케이블카는 탑승자 간 이격 거리를 확보할 수 있도록 케이블카당 탑승 최대 인원을 50%로 제한하여 운행될 예정이다. 설악산은 이달 10부터 11월 8일까지. 내장산은 이달 17일부터 내달 15일까지다.

정부가 권장하는 '비대면 단풍놀이'

국립공원 캠핑장들은 이미 사용객을 50%만 받고 있다. 국립공원공단 관계자는 “현재 주말은 연말까지도 예약이 마감된 상태”라며 “인원 제한이 크다 보니 이용이 어렵다”고 했다.

◇설악산 울산바위, 지리산 전망대 등 인기 탐방지 접근 제한

설악산, 지리산 등 21개 공원의 주요 탐방 밀집 지점에는 출입 금지선이 설치된다. 이 출입 금지선은 코로나가 종식될 때까지 기한 없이 유지된다. 무단으로 출입 금지선을 넘으면 공원공단 직원의 제지를 받을 수 있다.

출입 금지선은 지리산 바래봉, 내장산 서래봉과 갓바위, 설악산 울산바위 등 산 정상부와 지리산 대원사 계곡길 전망대, 설악산 토왕성폭포 전망대, 오대산 전나무길 쉼터 등 탐방객이 몰릴 시 일정 거리 떨어지는 것이 어려운 58곳에 설치됐다.

설악산 단풍인파/ 조선일보 DB

◇산행 시 마스크 착용하고 1m 거리 유지해야

단풍 구경에 나선다면 밀폐된 공간보다는 개방된 구역에서 산을 오르는 것이 좋다. 케이블카 등 밀폐된 공간을 이용할 경우에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고 탑승자 간 거리를 1m 이상 둬야 한다. 국립공원공단 관계자는 “공원 안에서 여럿이 모여 음식을 먹는 행위, 마스크를 벗고 떠드는 행위 등을 자제해 달라”며 “공원 인근 민간 음식점을 공공 기관처럼 규제할 수 없지만 음식은 되도록 개방된 공간에서, 안전 거리를 유지하며 섭취하고 손 소독제 사용 등 개인 방역에 신경 써야 한다”고 했다.

◇"온라인으로 비대면 단풍놀이하세요"

정부는 또 ‘비대면 단풍놀이’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국립공원공단은 유튜브의 공단 공식 채널(국립공원TV)을 통해 설악산, 오대산, 내장산의 절정기 단풍을 담은 영상을 제공한다. 영상은 오는 20~30일 사이 게시될 예정이다.

국립공원TV 채널에서는 1인칭 시점으로 촬영돼 직접 국립공원 탐방로를 걷는 것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는 영상(북한산 백운대, 우이령길)이나 열기구를 타고 국립공원 위로 날아올라 경관을 감상하는 등의 영상도 즐길 수 있다. 환경부는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개인과 가정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현장을 방문하는 대신에 비대면으로 국립공원 단풍을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