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50세(1970년생)인 여성 황모씨는 몇 살까지 살 수 있을까. 통계청 생명표를 보면 앞으로 살 수 있는 연수(기대 여명)가 36.9년이니 86.9세까지 산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평균적인 수치다. A씨가 90세까지 살 가능성은 63.8%, 100세까지 살 가능성도 16.6%에 이른다(고려대 박유성 교수 추계).
◇당신이 100세까지 살 확률은
현재 우리나라 100세 이상 어르신은 2만1411명(남성 5203명, 여성 1만6208명)으로 우리나라 인구 5185만명의 0.04%에 불과하다. 그러나 의료 기술이 급속히 발달해 건강한 고령자가 급증함에 따라 100세 인구도 크게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이 추세대로 가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100세까지 살 수 있을까.
본지가 인구통계 전문가인 고려대 통계학과 박유성 교수에게 의뢰해 통계청의 1985~2015년 출생자·사망자 통계를 토대로 연령별 기대 여명을 계산해보았다. 그 결과, 한국인 수명은 통계청 예측보다 빨리 늘어나 보통 사람도 상당한 확률로 100세에 근접하는 ‘100세 시대’가 다가온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 추계에 따르면, 지금 20세는 대략 셋 중 한 명, 30세는 넷 중 한 명, 40세는 다섯 중 한 명, 50세는 일곱 중 한 명 정도가 100세를 넘겨 살 것으로 예측됐다. 지금 20세 남자는 90세까지 살 확률이 72.2%, 100세까지 살 확률은 35.0%였다. 올해 만 40세인 1980년생들은 20% 이상이 100세까지 살 가능성이 높다. 40세 남자 20.2%, 여자는 21.9%가 100세 이상까지 살 것으로 예측됐다.
박유성 교수가 계산한 기대 여명은 통계청 수치보다 늘어난 것이다. 예를 들어 통계청은 현재 20세인 생존자가 80세까지 생존할 확률은 남자 60.4%, 여자 80.3%로 추산했는데, 박 교수 추산은 남자 90.7%, 여자 96.1%였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1970년대 사망률 자료는 신뢰도가 낮은데 통계청 자료처럼 이 자료까지 활용할 경우 미래 사망률을 과대 추계하는 문제점이 있다”며 “이번 계산은 1985년 수치부터 사용했기 때문에 정확할 것”이라고 말했다.
◇50세 여성 절반이 93세 이상 살아
통계청이 지난해 말 발표한 ‘2018년 생명표’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대 수명은 남자 79.7세, 여자 85.7세다. 10년 전 대비 남자는 3.5년, 여자는 2.8년 증가했다. 올해 100세를 맞은 어르신은 1762명으로, 지난해 1550명에 비해 13.7% 느는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00세 시대가 다가오는 것이 여러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
확률적으로 절반 이상이 살아있을 나이는 몇세일까. 현재 40세 남자 그룹은 절반이 살아 있을 나이가 92세(50.2%)였다. 통계청이 추산한 40세 남자의 평균수명 80.8세보다 12세나 많다. 50세 여자는 49.9%가 93세까지 살아 통계청의 기대 수명 86.9세보다 6세 정도 더 오래 살 것으로 예측됐다.
박상철 전남대 연구석좌교수는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실제로 가장 많이 사망하는 최빈 사망 연령도 높아져 모두가 장수하는 ‘장수의 보편화’ 시대에 진입했다는 것이 우리가 기억해야 할 첫째 명제”라며 “60세부터 2차 국민교육을 실시해 정년퇴직하는 사람들이 옛날에 집착하지 않고 새로운 삶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철 선임기자
※본지는 박유성 교수가 추산한 연령별 생존 확률을 독자들이 바로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chosun.com에서 ‘당신이 100세까지 살 확률 가기’ 링크를 누른 다음 나이와 성별, 알고 싶은 나이만 넣으면 그때까지 살 확률을 즉각 확인할 수 있다(네이버와 다음 뉴스에서는 이 프로그램이 작동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