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라임자산운용 사태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무마해준다며 활동한 브로커가 여당 정치인의 특보 명함을 들고 금감원을 방문해 담당국장과 면담까지 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으로부터 5000만원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브로커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이환승)는 15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엄모씨의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5000만원을 선고했다.

이날 선고공판에서는 엄씨가 직접 금감원을 방문해 담당국장과 수사 관계자들을 만난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엄씨는 본인을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정무특보로 소개하며 명함을 건넸고 금감원 관계자들 앞에서 라임 관련 조사 상황을 물었다. 라임자산운용에 대해 선처를 부탁한다며 청탁하기도 했다.

엄씨는 금감원 뿐 아니라 라임 측에도 여권 인사들과 자신이 밀접한 관계라고 소개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금감원에 자신을 박범계 의원 정무 특보로 소개했고, 라임 측에는 자신이 이재명 경기지사의 경제특보라는 이야기를 하고 다니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금융기관의 업무를 방해하고 국민의 신뢰를 훼손했다. 특히 정치적 배경을 얘기하면서 금전적 이득을 취득하려 한 점에서 죄질이 나쁘다”고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엄씨는 금감원과 금융위 관계자 등에게 검사 조기 종결을 청탁·알선해 준다는 명목으로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에게서 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6월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