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가장 험준한 산악을 지키는 ‘동부전선의 수호자’ 육군 3군단이 올해 창설 70주년을 맞았다.
1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3군단은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0월 16일 서울 남산동에서 창설됐다. 당시 북위 38도 선을 돌파한 국군은 평양으로 북진 중이었다.
3군단은 6·25 전쟁 당시 매봉·한석산 전투에서 중공군 12사단을 궤멸시켰다. 이어 백석산, 펀치볼 등 중동부 전선 주요 전투에 참여해 적의 공세를 물리쳐 위기 때마다 조국을 지켜냈다.
휴전 이후인 1968년엔 울진·삼척지구 무장공비 소탕 작전에 투입됐고, 1996년 강릉 침투 무장공비 소탕 작전에 투입돼 최전선에서 국가 안보를 굳건히 했다.
1972년 소양감댐 건설로 주둔 지역이 수몰됨에 따라 3군단은 인제군 기린면 현리의 현 위치로 이동한 이후 동부전선을 수호하는 산악군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산악군단’이라는 별칭만큼이나 험준한 백두대간과 태백 준령이 3군단의 작전지역이다. 대암산(1314m)과 향로봉(1287m) 등 1000m 이상 고지가 540여개에 달한다. 책임 지역의 87%가 험준한 산악이고, 155마일의 휴전선 중 가장 넓은 GOP(일반전초)를 담당하고 있다.
3군단은 70년 동안 지역 주민과 함께했다. 각종 수해와 산불, 폭설 등 자연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군단은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대민지원을 펼쳤다.
지난 8월 집중호우 때는 인제군 서화면 천도리 인근 양지교가 내려앉아 주민들이 고립됐을 때 군단은 마을 주민들을 위한 임시 교량을 놓았다. 이를 통해 고립된 주민들이 생업에 나설 수 있도록 돕는 등 국민의 군대로서 소임을 다했다.
3군단은 전쟁 후 폐허가 된 국토의 재건부터 1960∼70년대 영서와 영동을 연결하는 산악 지역의 도로 개통에도 팔을 걷었다. 특히 아무도 갈 엄두를 내지 못했던 험준한 한계령에 총연장 46㎞의 비포장 고갯길을 처음 만든 것이 3군단 125공병대대다. 이 공사는 1966년 9월 착공한 지 6년 만인 1971년 12월 완공됐다.
최근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방역 지원은 물론 혈액 부족 상황 극복을 위한 ‘사랑의 헌혈 운동’에도 앞장섰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1만2000여명의 장병이 헌혈에 동참했다. 장병들의 외출·외박 제한으로 지역경제가 휘청거릴 때마다 지역 농산물을 이용한 ‘로컬 푸드데이’, 배달 음식을 활용한 점심 ‘통통데이’ 등의 이벤트로 도움을 줬다.
최상기 인제군수는 “인제는 3만3000여 인제군민과 3만여 군 장병 등 7만명 군민이 함께 사는 곳”이라며 “군 장병과 많은 의사소통으로 지역과 군이 상생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3군단 측은 “군단이 걸어온 70년 역사는 지역주민과 함께해 온 영광의 길이자 조국 수호를 위한 숭고한 여정이었다”며 “정예 산악군단의 전통과 명예를 이어가면서 평화를 힘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강한 군대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