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우 의원(왼쪽)과 고미정 의원(오른쪽)./조선일보DB

동료 의원 간 불륜 스캔들로 제명됐던 고미정·유진우 전 김제시의회 의원이 이에 불복해 행정심판을 청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두 전직 시의원은 최근 광주고법 전주재판부에 김제시의회를 상대로 제명 처분 무효 확인 소송을 냈다. 이들은 “제명 처분을 하면서 시의회가 행정절차 규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전직 의원이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김제지역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김제시의회 온주현 의장 주민소환추진위원회’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성명을 내고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이미 만천하에 드러났는데도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알량한 명예 회복을 운운하는 뻔뻔함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며 “김제시민의 짓밟힌 명예에 대한 도덕적 책임은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전북 김제시의회는 지난 7월 22일 임시회를 열고 동료 의원과 불륜 스캔들로 물의를 빚은 고미정(51) 의원에 대한 제명안을 의결했다. 고 의원은 제명과 동시에 의원직을 상실했다. 김제시의회는 지난 7월 16일엔 고미정 의원과 불륜을 고백한 유진우(53) 의원에 대한 제명안도 의결했다. 지난 1991년 지방의회가 부활한 이후 전북에서 지방의원이 제명된 사례는 고 의원과 유 의원밖에 없다.

지난 7월 1일 열린 전북 김제시의회 본회의에서 유진우 의원(좌측 원)이 불륜 스캔들 상대방인 고미정 의원(오른쪽 원)에게 다가가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이 자리에 앉아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조선일보DB

두 의원의 불륜 사실은 지난 6월 12일 세상에 알려졌다. 유진우 의원은 이날 김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항간에 떠돌던 소문은 사실”이라며 “책임을 지기 위해 사퇴한다”며 불륜을 인정했다.

그는 “고미정 의원 측에서 나를 내연관계가 아닌 일방적인 스토커로 몰고 있어 억울해서 사실을 밝힌다”며 “고 의원으로부터 전화뿐만 아니라 ‘죽어서도 당신을 사랑하겠다’라는 등의 구애 편지를 받았다”고 했다.

지난 7월 1일 김제시의회 의장단 선출을 위해 열린 본회의장에서 유진우 의원과 고미정 의원이 충돌했다. 이날 유 의원은 고 의원에게 다가가 “내가 스토커야. 이야기해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고 의원은 “그럼 제가 꽃뱀입니까?”라고 맞섰다.

이에 유 의원은 “꽃뱀 아니었어?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이 자리에 앉아 있느냐”고 했다. 고 의원은 “법적으로 고발하세요. 고발하면 되잖아요”라고 되받았다.

그러자 유 의원은 “너는 내가 전국적으로 매장시킬 거야. 너하고 나하고 간통했지. 그만 만나자고 하니 네가 뭐라고 했느냐. 네가 무슨 자격으로 의회에 있느냐. 기자들 다 찍으세요. 무슨 자격으로 여기 있어. 할 말 있으면 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