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이용섭 광주시장이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삼성과 유가족은 빈소를 비공개하겠다며 양해를 부탁했지만, 이 시장은 본인이 조문하는 모습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유가족이 비공개를 부탁한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빈소 풍경 사진을 본인 소셜미디어에 올려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이 시장 소셜미디어 게시물에는 “비공개 뜻을 모르느냐” “(고인의 죽음을)정치적으로 이용하느냐”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28일 오후 9시쯤 ‘인생은 나그네길’이라는 제목의 글을 페이스북과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다. “바쁜 틈을 쪼개어 故이건희 회장님 조문하고 다시 광주가는 길”이라며 “고인과의 개인적 인연은 없지만 광주시장으로서 마지막 예를 갖추고 싶었다”고 썼다. 또 “대한민국이 세계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도약하는 데에도 고인의 혁신경영이 적지 않게 기여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며 “고인을 보내드리는 지금만큼은 과보다는 공을 우리 마음에 새기는 것이 도리”라고 했다. 게시물에는 본인이 조문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도 담겨 있었다.

이 시장이 최초로 공개한 고 이건희 회장의 빈소 풍경 사진이 인터넷으로 퍼져 나갔다. 지금까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유족들은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하고 빈소 풍경을 공개하지 않았다. 언론사에서도 유족들의 뜻을 존중해 빈소 사진을 따로 기사에 싣지 않았다. 그런 사진이 이 시장을 통해 공개돼, 소셜미디어 등에 올라온 것이다.

광주시장 블로그 댓글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 블로그

네티즌들은 “유족에 대한 배려가 없다”며 이 시장을 비판했다. 이 시장의 네이버 블로그에 달린 약 30개 댓글에는 “고인을 존경해 조문 갔으면 유족 입장도 존중해 줘야 하는거 아닌가, 이기적이다” “'고인과의 개인적 인연은 없지만' 이런 일을 하네” 등의 내용이 있었다. 정치적으로 이용한다고 꼬집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걸 정치적으로 이용하다니, 정말 기본이 안됐다” “각도 낮춰 사진찍고 소셜미디어 올릴 생각에 싱글벙글 했겠다” 등이었다.

대학 커뮤니티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28일 새벽 한 서울권 대학교 커뮤니티 사이트에도 이 시장이 올린 사진이 올라왔다. “유가족, 삼성에서 비공개, 기자단 출입까지 금지했으나 광주광역시장이 공개했네” “깨알같이 ‘대통령 문재인’이 잘 나오게 찍었다” “(유족들이)고소해도 될텐데” 등의 댓글이 달렸다.

논란이 일자 28일 오전 8시 30분 기준 이 시장의 소셜미디어에는 사진은 없어진 채 글만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