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현 법무장관과 조국 전 법무장관이 29일 한 평검사를 겨냥해 올린 페이스북 글에 전국 검사들이 폭발했다.
추 장관은 이날 ‘추 장관이 인사권, 지휘권, 감찰권을 남발하고 있다’고 비판한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를 콕 찍어 “좋습니다. 이렇게 커밍아웃(정체성 공표) 해주시면 개혁만이 답입니다”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추 장관의 해당 글은 조국 전 장관이 ‘추미애 장관을 공개 비판한 제주지검 이환우 검사는 어떤 사람?’이라며 이 검사에게 부정적인 기사를 링크한 지 42분 뒤에 올라왔다.
이에 일선 검사들은 “전·현직 법무부 장관이 치졸하게 좌표를 찍어 평검사 한 명을 협공하고 있다”는 글을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실명(實名)으로 올리며 격하게 반발했다.
조 전 장관이 이 검사 ‘좌표 찍기’를 했던 페이스북 글은 이날 오전 8시쯤 올라왔다. 그는 이 검사가 2017년 동료 검사의 약점 노출을 막기 위해 피의자를 구금하고 면회를 막았다는 내용의 기사를 링크했다. 그러자 잠시 뒤 추 장관의 페이스북에는 같은 기사가 링크 된 글이 올라왔다.
검사들은 이를 ‘보복 예고’로 받아들였다. 이날 오후 천정배 전 법무장관의 사위인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가 “저도 이환우 검사와 같은 생각이므로 저 역시 커밍아웃 한다”는 글을 이프로스에 올렸다. 그러자 한 시간 만에 “나도 커밍아웃 한다” “치졸하고 무도하고 반민주적” “우리가 이환우, 최재만이다”라는 댓글 20여개가 달렸다. 이날 밤까지 번호가 매겨진 ‘커밍아웃’ 댓글은 60여개로 불어났다. 추 장관에게 반대하는 ‘검찰판 미투(me too)’ 양상을 띠었다.
법조계 일각에선 이를 검란(檢亂)의 조짐으로 보고 있다. 전직 헌법재판관은 “개혁에 대한 저항으로 받아들여질까 봐 자세를 낮췄던 검사들의 기류가 심상치 않다”며 “추 장관의 폭주가 검사들에게 반발할 명분을 줬다”고 했다.
또 2017년 ‘국정 농단 사건’을 수사했던 이복현 대전지검 형사3부장은 이날 이프로스에 최근 법무부 감찰팀 관련 인사에 대해 “마치 ‘박근혜 정부의 최모(최순실)씨 인사 농단’ 느낌”이라는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