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배우와 방송사를 상대로 1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가 1심에서 패소한 김기덕 감독이 9일 법원에 항소했다.

영화감독 김기덕

김씨의 변호인단은 서울서부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9일 밝혔다. 김씨 측은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보도한 MBC PD수첩 제작진 2명에 대해서도 1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추가로 제기했다. 당초 방송사인 MBC를 상대로만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으나 이번엔 제작진들에게까지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이다.

김씨 측은 “제작진들이 허위 사실을 방송한 부분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8일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2부(재판장 정은영)는 김씨가 배우 A씨와 MBC 측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바 있다. 소송 비용도 원고인 김씨가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또 김씨 측은 지난 2018년 검찰이 각각 명예훼손과 무고 혐의로 고소된 MBC와 배우 A씨를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한 것에 대해서도 이날 항고했다.

지난 2018년 12월 31일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조사부(부장 박은정)는 김씨가 A씨를 무고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김씨는 MBC PD수첩 제작진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는데, 검찰은 이에 대해서도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당시 검찰은 A씨의 고소가 허위라고 단정할 만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무고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김씨가 성폭력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혐의 없음이 소명됐기 때문이 아니라 ‘증거 불충분’이 이유였기 때문이다. PD 수첩 제작진에 대해서도 ‘허위 사실을 방송했다’고 볼만한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