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가 내리는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일대 거리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뉴시스

최근 아침 기온이 10도 이상 오르는 11월답지 않은 날씨가 연일 계속된 데 이어 19일엔 여름철 장마를 연상케 하는 비가 쏟아졌다. 기상청은 이번 이상기상 현상의 원인이 일본 동쪽 해상에 형성된 고기압과 중국 산둥반도 부근에 위치한 저기압의 영향이었다고 분석했다.

19일 오후 7시 기준 서울의 대표 기상 관측소인 서울 관측소의 일 강수량은 86.9mm로 1916년 이래 104년 만에 가장 많은 11월 강수량을 기록했다. 기존 서울의 11월 일강수량 최고값은 67.4mm였다. 이날 오전 서울·경기·강원 영서 북부·충남 북부 등 중부지역엔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20mm 내외의 강한 비가 내렸다.

아침 최저기온도 전국 곳곳에서 최고치를 경신했다. 서울 아침 최저기온은 전날보다 더 오른 17.1도를 기록해 역대 11월 아침 최저기온 중 가장 높았다. 지금까지 가장 따뜻했던 11월 최저 기온은 2011년 11월 5일로 16.4도였다. 포항(20.3도), 대구(18.8도), 경주(10도) 등에서도 아침 최저기온 기록이 경신됐다. 대구는 낮 최고기온이 25.3도까지 올라가 역대 11월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다만 이날 일 최저기온은 오후부터 북쪽에서 찬 공기가 들어오며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져 예년 수준이었다.

이처럼 최근 기온이 이상하게 높았던 것은 중국 중부지방에서 산둥반도를 거쳐 북동진하는 저기압의 영향과 일본 동쪽 해상에 중심을 두고 강력하게 위치한 고기압의 영향이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17일부터 중국 쪽의 저기압과 일본 쪽의 고기압 사이에 한반도가 끼이게 되면서 두 기압골의 영향으로 남쪽에서 따뜻한 공기가 계속 유입됐다”며 “19일엔 저기압이 더욱 우리나라 쪽으로 가까워지면서 습하고 온난한 저기압과 북서쪽의 찬 공기가 부딪혀 경계에서 강한 비가 내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19일 오후부터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앞으로는 기온이 크게 오르는 일 없이 겨울 날씨가 시작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20일 아침 전날보다 중부지방과 전라도는 15도 이상, 그 밖의 지역은 10도 이상 기온이 크게 떨어지겠다고 19일 전망했다. 20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도~영상 11도, 낮 최고 기온은 5~15도 수준으로 예보됐다.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 2도, 춘천 1도, 대전 6도, 대구 8도, 부산 11도 등이다. 비의 영향으로 미세 먼지는 전국에서 ‘좋음’~’보통' 수준을 보일 전망이다.

21일엔 아침 기온이 내륙을 중심으로 0도 이하(일부 경기 동부와 강원 영서는 영하 5도 이하)로 떨어져 더욱 추울 전망이다. 21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5도~영상 6도로 예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