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개인정보 유출 파문으로 위기를 맞은 페이스북. 2분기 실적 발표 후 주가가 급락하는 등 페이스북의 위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페이스북이 국내에서 6년 간 가입자의 페이스북 친구 정보를 무단으로 다른 사업자에 제공한 혐의로 67억원의 과징금을 내게 됐다. 또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조사를 방해한 것에 대해서도 6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국무총리 소속 중앙행정기관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인정보위)는 25일 위원회 회의에서 페이스북에 과징금을 매기기로 결정하고 형사 고발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개인정보 관련 법규를 위반한 혐의로는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이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스마트폰 앱 서비스의 상당수는 페이스북이나 구글 계정이 있으면 따로 회원가입 하지 않아도 로그인을 할 수 있도록 돼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개인정보위에 따르면 이용자가 자기 페이스북 아이디로 특정 서비스를 이용해보려고 로그인을 할 때, 자기 정보는 물론 자기 ‘페이스북 친구’(페북 친구)의 정보도 함께 그 서비스 사업자에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페이스북은 이 과정에서 이용자 본인 동의도 받지 않았고, 이용자의 페북 친구 역시 이 사실을 모르게 돼 있었다. 유출된 개인정보는 페북 친구들의 학력이나 경력, 출신지, 가족 및 결혼 또는 연애 상태, 관심사 등이었다.

개인정보위는 페이스북이 이런 방식으로 2012년 5월~2018년 6월까지 약 6년 간 다른 서비스 사업자에 최소 330만명 이상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넘겼다고 했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페이스북 친구 정보가 최대 1만여개 앱을 통해 넘어갈 수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실제로는 더 많은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개인정보위는 페이스북이 조사도 방해했다며 600만원의 과태료도 매겼다. 다른 사업자에게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중단했다는 걸 증명하는 자료를 거짓으로 내거나, 조사에 착수한 지 20여개월이 지난 후에야 관련 자료를 냈다는 것이다. 또 페이스북이 이용자의 비밀번호를 암호화하지 않은 것과 연간 한 차례 이상 이용자에게 개인정보 이용 내역을 통지하지 않은 것 등에 대해서도 총 6000만원의 과태료를 매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