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4시 37분쯤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아파트 12층의 한 가구에서 불이 나 4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해당 가구에서는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소방 당국은 현장에서 전기난로와 가연성 물질을 발견해 화재 관련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화재는 인테리어 공사 중이던 12층의 한 가구에서 발생했다. 해당 가구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인부 5명이 투입돼 발코니 창문틀 섀시 교체 작업을 하고 있었다. 당시 화재를 목격한 사람들은 “여러 차례 펑 하는 폭발음이 들리며 불길과 연기가 건물 밖까지 솟아나왔다”고 119에 신고했다. 사망자는 A(31), B(38·태국 국적)씨 등 작업자 2명과 C(35·여), D(51·여)씨 등 주민 2명으로 확인됐다.
소방 당국은 사망자들이 화재가 발생하자 건물 바깥과 옥상으로 대피하려다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목격자 등에 따르면 작업자 2명은 화재가 나자 발코니에서 불길을 피하려고 뛰어내리다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주민 2명은 불길과 유독가스를 피해 옥상으로 통하는 비상구를 찾다 질식해 계단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또 소방 당국의 구조와 수색 과정에서 15층 계단참에서 중상자 1명이 발견됐으며, 화재 현장 위쪽인 13층과 15층에서도 주민이 연기 흡입 등으로 3명씩 경상자가 나오는 등 모두 7명이 부상을 입었다. 해당 아파트는 25층짜리 건물이지만, 불이 난 집의 아파트 라인은 최상층이 15층인 구조다. 화재가 발생한 동은 15층 2개 라인, 25층 2개 라인 등 모두 80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주민 수십명은 화재가 났다는 안내방송을 듣고 긴급히 대피했다.
특히 인테리어 공사를 위해 아파트에 왔던 20대 사다리차 기사가 자신의 사다리차로 주민 3명을 구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한 주민들에 따르면, 불이 나자 사다리차 기사가 12층 베란다로 사다리차를 옮겨 주민들이 아래로 탈출하도록 도왔다.
출동한 소방 당국은 인력 100여 명과 펌프차, 고가사다리차 등 장비를 동원해 약 30분 만인 오후 5시 11분쯤 진화를 완료했다. 화재로 건물 12층부터 15층까지 외벽이 검게 그을리고 일부는 창문이 부서지는 등 8가구가 피해를 봤다. 군포시는 화재 발생 사실을 알리며 인근 주민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기를 바란다는 긴급재난문자를 보냈다.
소방 당국은 현장에서 전기난로를 발견하고 화재 연관성을 확인하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작업자들이 추운 날씨 탓에 전기난로를 켠 상태에서 작업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변에서는 폴리우레탄과 시너 등도 발견됐다”고 말했다. 군포경찰서는 수사전담팀을 꾸렸으며 이날 밤 과학수사팀을 투입해 1차 현장 감식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