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무 7조’를 썼던 진인 조은산이 13일 여권을 향해 “단 몇 포인트의 지지율이라도 회복하고 싶다면 차라리 부동산, 집값, 임대주택 등에 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고 했다.
조은산은 이날 블로그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호텔 발언’, 진선미 의원의 ‘환상 발언’, 김현미 장관의 ‘빵 발언’ 등 나왔다 하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데 그 원인을 제대로 파악할 재간이 없으면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뜻”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조은산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공임대주택 현장 방문 발언과 관련해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일부 언론의 보도 행태와 유승민 전 의원의 페이스북 글을 문제 삼아 ‘그들의 마음속은 도대체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하다’며 반론을 펼쳤다고 한다”며 “그렇다면 내가 강 대변인에게 묻고자 한다. 당신들의 머릿속은 도대체 어떻게 생겼는가”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13평 공공임대주택에서 “신혼부부에 아이 1명이 표준이고… 어린 아이 같은 경우에는 2명도 가능하겠다”고 질문을 하고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네”라고 답했다. 유승민 전 의원이 문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하려는 ‘사저’를 거론하며 이 같은 발언을 비판하자, 강 대변인은 12일 “그들의 마음속은 도대체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하다”고 했다. 강 대변인은 일부 언론을 향해선 문 대통령이 장관 후보자에게 했던 질문을, 규정하는 발언으로 왜곡했다는 서면 브리핑을 냈다.
조은산은 “시장을 왜곡한 그대들이 언론의 왜곡을 지탄하는 것부터 사실 우습기도 하지만 어떻게든 부동산 대란을 수습하고자 하는 모습들이 더욱 우습다. 포기하라”며 “오히려 역효과만 생길 뿐”이라고 했다.
◇“지금 임대주택에는 사람이 갇혀 있다”
조은산은 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했던 “지금, 그곳(임대주택)에 사람이 살고 있다”라는 발언을 언급하며 “현실에 비추어 일부 수정을 가한다. ‘지금 그곳에는 사람이 갇혀 있다’가 적절하다”고 했다.
조은산은 그러면서 “13평짜리 임대아파트에 스무 살의 나를 포함한 성인 가족 4명이 살았다”며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이사한 첫날, 방바닥이 따뜻하다며 다 큰 성인이었던 나는 깔깔 웃으며 데굴데굴 굴러다녔고, 욕실에서 온수가 나온다며 하루 종일 샤워를 해대다 어머니에게 등짝을 후려 맞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어느 날은 알바를 하러 집을 나서는 내게, 분양동 입주민이 고층에서 물이 든 페트병을 던졌고 며칠 후에는 유리병을 던졌는데, 그런저런 일들로 생명의 위협을 느낀 것 빼고는 다 좋았다”고 했다.
조은산은 “고장 난 연탄보일러에서 해방된 것은 무엇보다 국가의 복지 혜택 덕분이었다”며 “다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임대주택 ‘그 이후의 삶’”이라고 했다.
조은산은 “세상에는 수많은 욕구가 강물처럼 흐른다. 단순히 난방이 되는 집에서 살고 싶다는 나의 욕구를 넘어, 더 넓은 집에서 호화로운 삶을 누리고자 하는 욕구, 바다뷰를 그리는 어느 누군가의 욕구, 더 좋은 학군지에서 자녀를 교육시키고자 하는 부모의 욕구, 모든 걸 떠나서 그저 소박하기 짝이 없는 ‘내 집 마련’의 욕구”라며 “이 모든 욕구들이 차단당한 국가 통제의 시대 앞에 우리는 단순히 난방이 되고 온수가 나와 감격했다는 한 청년의 이야기로 눈물을 짓고 미소를 지어야 하나”라고 했다.
조은산은 “박용진 의원의 말 그대로 임대 주택에서 부의 축적을 이룬 서민들이 이러한 욕구를 이루기 위해 나섰을 때, 이 나라가 과연 그들에게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까”라며 “10억이 넘는 집값? 씨가 마른 전세? 덩달아 뛴 월세? 다시 들어갈 수밖에 없는 임대주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임대주택 찬성한다. 그러나 임대주택도 집값 안정이 우선 되어야 그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