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염 사망자와 중증 환자가 전 세계적으로 속출하는 가운데, 이들을 구해줄 치료제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코로나에 걸렸다가 나은 사람의 핏속 항체를 이용한 항체 치료제에 기대와 관심이 모였으나, 최근 각국서 이뤄진 연구 결과들은 실망적이다.

요즘 뉴잉글랜드 저널, 미국의사협회지 등 의학연구 최고 권위 국제 학술지엔 항체 치료제에 대한 연구 결과들이 잇따라 실리고 있다. 코로나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서, 한쪽은 회복기 환자 혈액을 이용한 항체 치료를 하고, 다른 한쪽은 기존 치료를 한 후 결과를 비교했다. 중국 우한과 베이징 등서 이뤄진 연구에선 항체 치료가 중증 환자의 사망률을 낮추지 못했다.

이탈리아서 이뤄진 연구에서도 항체 치료가 중증 환자를 회복 시키는 데는 기여하지 못했다. 일부 경증이나 중등도 환자에게 투여했을 경우 중증 폐렴을 줄일 수 있었다고 보고했다. 임상시험에서 앞서갔고 트럼프 미 대통령도 맞았던 다국적 제약회사 릴리의 항체 치료제 리제네론(regeneron)의 경우, 미국 정부가 기대를 갖고 중증 치료용으로 대량 구매해 병원에 배포했지만, 처방돼 나간 비율이 20%도 안 된 것으로 알려졌다. 진료 현장의 의사들은 항체 치료제의 효과와 용처에 한계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런 결과는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생태 연구로 어느 정도 예상됐다. 항체 치료제는 바이러스 감염을 일으키는 핵심 부위인 스파이크 단백질을 타깃으로 항체가 달라붙어 공격해 감염을 진정시키는 방식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 감염 후 중증 폐렴은 초기 바이러스 공격으로 인한 충격과 그에 따른 면역 반응과 후폭풍 결과이고, 바이러스 자체는 감염 후 일주일에서 열흘이면 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 상태서 항체 치료제를 투여해봤자 바이러스가 없으니 효과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항체 치료제는 벙세가 경증이거나 중등도일 때 써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먹는 약이 아닌 주사제인 데다, 고가인 약물을 환자가 중증으로 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예방용으로 쓰기엔 부담스럽다는 게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현재 국내선 제약회사 셀트리온·녹십자에서 항체 치료제 임상시험 중이고 치료 목적 사용 승인이 나 있다.

김우주 교수는 “항체 치료제가 코로나 치료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되긴 어려워 보인다”며 “일부에서 전 국민 무료 항체 치료 운운하는데, 그보다 조기에 백신 접종할 수 있는 길을 찾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