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국가 콩고 출신 난민으로 방송에서 ‘콩고 왕자’로 출연했던 방송인 욤비 라비(21)씨가 조건만남 사기, 특수강도 미수 등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대전고법 형사1부(재판장 이준명)는 지난해 5월 이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라비씨에게 징역 4년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라비씨는 현재 충남 천안교도소에 수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 등에 따르면 라비씨, 임모씨, 이모씨 등 일당은 지난 2019년 채팅 모바일 앱을 통해 조건만남 사기 범행을 계획, 실행했다. 이들 일당은 10대 여성과 조건만남을 시도하려는 남성들을 유인해 차량에 접근했다. 이후 남성들에게 다가간 뒤 도망가려는 차량의 도주로를 막고 남성들을 폭행, 협박해 총 7차례에 걸쳐 약 2000만원을 뜯어낸 것으로 밝혀졌다.
재판부는 “범행이 여러 차례 이뤄져 죄질이 나쁘고 피해자들의 상해 정도도 매우 중하다”며 “피해자가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했다.
법무부는 난민 신분인 라비씨의 형 집행이 끝난 뒤 강제 추방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법무부 측은 “난민으로 인정받은 사람은 통상 3년에 한 번씩 체류자격 연장을 받는다”며 “형기를 마친 뒤 공공질서를 해친다고 판단되면 추방할 수도 있다”고 했다.
라비씨의 아버지는 욤비 토나씨로 콩고의 부족국가인 ‘키토나’ 왕자였다. 지난 2002년 내전이 벌어진 콩고에서 정치적 박해 등을 이유로 한국에 넘어왔고 2008년 난민 인정을 받은 뒤 아들 라비씨 등 가족들을 데려왔다. 토나씨는 난민구호단체, 인권운동단체 등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라비씨는 국내 방송, 유튜브 등에 출연해 자연스럽게 호남 사투리를 쓰는 등 친근한 모습으로 인기를 끌었다.
라비씨의 범죄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의 동생 조나단씨에게 불똥이 튀었다. 네티즌들은 구독자 23만5000여명을 보유한 동생 조나단씨의 유튜브 채널에 몰려가 “정상적인 가족이 아니다” “형 관리 똑바로 안하나” “형의 행적 때문에 응원하는 마음이 안 생긴다” 등 비판 댓글을 썼다. 인종차별적인 댓글도 다수 달렸다. 반면 다른 네티즌들은 “걱정돼 찾아와 봤더니 많은 분들이 조나단 걱정을 해줘서 안심 된다” “조나단은 성실하고 착한데 (형 라비 때문에) 마음 고생이 심하겠다” “동생이 무슨 상관인가. 조나단 힘내라”며 조나단씨를 위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