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 뒤 양모의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 첫 공판이 13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열렸다. 이날 법원 앞에 모인 시민들이 검찰의 공소장에 살인죄가 추가되었다는 속보를 듣고 오열하고 있다. /박상훈 기자

서울시가 12일 아동학대 고위험 아동에 대한 긴급 전수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아동학대 전담 대응팀도 새로 만든다. 양부모의 가혹한 학대행위로 숨진 ‘정인이 사건'을 계기로 강화된 예방,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우선 시는 고위험 아동 3만5000명에 대해 오는 3월까지 전수조사를 할 예정이다. 최근 3년간 2번 이상 학대 신고가 된 아동 658명, ‘e-아동행복시스템'을 통해 파악된 방임위험 아동 3만4607명이 대상이다. e-아동행복시스템은 학교에 갈 나이가 됐으나 학교에 오지 않은 아동, 필수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아동, 아동수당을 신청하지 않은 아동 등을 데이터로 모아 학대 가능성이 있는 아이를 발굴하는 시스템이다.

특히, 최근 3년간 2번이상 학대 신고가 된 아동 658명에 대해선 자치구 아동학대전담공무원, 아동보호전문기관이 함께 가정을 방문해 학대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가족에 대한 면담도 실시한다. 방임위험 아동 3만4607명에 대해선 각 자치구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복지플래너가 면담을 한다.

시는 서울시 가족담당관 내 ‘아동학대 대응팀'도 새로 만든다. 자치구, 아동보호전문기관, 서울경찰청과 협력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 주관으로 보건복지부, 서울청, 서울시교육청, 서울시아동복지센터, 아동보호전문기관, 학계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서울시 아동학대예방협의체'를 구성해 관계기간간 정보 공유, 협력체계 구축 등을 논의한다.

또 정인이 사건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못했다며 비판 대상이 된 아동보호전문기관은 단계적으로 서울시 직영전환을 검토한다.그동안은 서울시 민간 위탁으로 운영되어 왔다. 시내에는 7개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있다.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도 늘린다. 경찰과 함께 아동학대조사를 하는 자치구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은 현재 62명에서 올해 상반기 안에 72명으로 늘려, 2인1조 체계로 조사를할 수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