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석(56) 전 법무연수원장

최재형 감사원장은 15일 신임 감사위원(차관급)에 조은석(56) 전 법무연수원장을 임명 제청했다. 이에 따라 지난 9개월간 청와대와 갈등으로 번졌던 감사위원 공석 사태가 일단락됐다. 감사원은 “냉철한 상황 판단과 강직한 성품이 강점”이라며 “풍부한 수사 경험과 법률적 식견을 가진 적임자”라고 밝혔다. 이번 인사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감사원과 청와대가 협의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감사위원회는 감사원장을 포함해 7명으로 구성된 감사원 최고 의결 기구로, 작년 4월 이준호 전 위원 퇴임으로 공석이 생겼다. 하지만 청와대가 그 자리에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의 발탁을 요구하고, 최 원장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갈등설이 불거졌다. 이어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감사 진행을 두고도 여권에서는 최 원장을 강하게 공격했고, 최 원장은 “외부 압력에 순치된 감사원은 맛 잃은 소금”이라며 맞서면서 갈등이 고조된 바 있다.

조 감사위원 내정자는 전남 장성 출신으로 광주광덕고와 고려대 법대를 나왔다. 사법연수원 19기의 검찰 내 특별수사통으로, 2003년 나라종금 로비의혹 수사팀 주임검사를 맡아 현 여권 소속 정치인들을 줄줄이 구속시켰다. 순천지청장 시절에는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CN커뮤니케이션을 압수수색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때 대검 형사부장으로 세월호 사건 수사를 지휘하면서 해경에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해 청와대·법무부와 척을 졌다. 이후 동기생이 맡았던 청주지검장을 거쳐 검찰 내 한직(閑職)으로 분류되는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좌천되기도 했다. 연수원 부원장 시절, 최재형 당시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사법연수원장으로 부임하면서 5개월여간 함께 호흡을 맞췄다. 조 내정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에는 서울고검장으로 승진했고, 검찰총장 후보로도 거론됐지만 법무연수원장을 끝으로 2019년 법복을 벗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