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 명단 일부를 빠뜨려 제출해 코로나 역학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신천지 대구교회 지파장 등 교회 관계자 8명 모두에게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대구지법 형사11부(재판장 김상윤)는 3일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신천지 대구교회 지파장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또 나머지 교회 관계자 7명에게도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30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3년을 비롯 나머지 7명에게 징역 2년~1년씩의 징역형을 각각 구형했다.
A씨 등은 대구에서 첫 코로나 확진자(31번 환자·신천지 신도)가 나오고 이틀 뒤인 지난해 2월20일 대구시가 역학조사를 하기 위해 전체 신도 명단을 요구하자 신원 노출을 꺼리는 신도 133명의 명단을 빠뜨린채 명단을 제출해 역학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들이 신도 명단을 빠뜨려 코로나 초기 방역에 실패한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피고인과 변호인 측은 대구시가 전체 신도 명단을 요구한 것은 역학조사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이중 지파장 A씨 등 2명은 구속상태로 재판을 받던 도중 보석으로 풀려났고, 나머지 6명은 불구속 상태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전체 교인 명단 제출을 요구한 것은 감염병예방법 및 시행령이 정한 역학조사가 아니라 역학조사를 위한 사전준비단계인 만큼 누락된 명단을 제출한 것을 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전체 명단 제출을 요구한 것이 방역의 사전준비단계이고 방역 자체가 아닌 만큼 정보제공 요청에 단순히 응하지 않았다고 공무집행으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 이유를 밝혔다.
대구시는 코로나가 급속도로 번지던 지난해 2월말 역학조사를 방해했다며 이들을 경찰에 고발했다.
이번 판결은 지난달 12일 수원지법이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총회장의 신천지 명단 누락 제출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데 이어 두 번째다..
수원지법은 “방역당국이 신천지 측에 요구한 모든 시설 현황과 교인 명단 제출은 법이 정한 역학조사라고 볼 수 없다”며 무죄 이유를 밝힌바 있다.
이만희 총회장은 코로나가 확산하던 지난해 2월 신천지 간부들과 공모해 방역 당국에 신도 명단과 집회 장소를 축소해 보고한 혐의로 기소됐다.
수원지법은 그러나 이만희 총회장이 신천지 연수원인 평화의 궁전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50억여원의 교회 자금을 가져다 쓰는 등 56억여원의 교회 자금을 횡령한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대구에서는 지난해 2월18일 신천지 신도인 31번 확진자가 처음으로 코로나에 확진된 이후 신천지 대구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급속하게 확산해 코로나 확산의 진원지로 꼽혀 왔다.
신천지 대구교회는 이날 판결과 관련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는 바이며 한편으로는 코로나의 아픔과 상처를 안겨드린 지역시민들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며 “신천지 대구교회는 선고 결과와 관계 없이 코로나 감염에 대해 책임감 있는 태도로 임할 것이며 코로나 종식에 기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역학조사를 방해했다며 경찰에 고발하는 한편 지난해 6월 신천지 대구교회 및 총회장을 상대로 1000억원의 민사소송을 제기해 놓고 있는 대구시는 “이번 재판결과는 역학조사의 범위에 관한 법리적 쟁점에 따른 것으로 시가 제기한 민사소송이나 신천지 대구교회 측이 시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의 결과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특히 민사소송의 경우 방역방해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그 원인제공자에 대한 구상권을 행사하는 것이므로 그 성격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