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3) 할머니가 오는 16일 정부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넘길 것을 촉구하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연다. 올해 들어 처음 열리는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은 지난해 5월 두 차례에 걸쳐 정의연 회계부정 의혹 폭로 이후 267일만이다.
15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ICJ회부 추진위원회(추진위)는 “16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프레스클럽에서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이용수 할머니는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위안부 문제를 유엔 산하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해줄 것을 요청할 방침이다.
추진위는 이용수 할머니를 비롯해 위안부 역사관을 운영한 서혁수 대표, 배상과 교육을 위한 위안부행동(CARE) 김현정 대표, 연세대 법학연구원 신희석 박사 등 그간 할머니의 활동을 지원해 온 전문가·활동가들로 구성돼있다. 추진위 측은 “(일본이)주권 면제 등을 들어 법적 책임을 회피하고 한국의 국제법 위반을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있는만큼 국제법에 따른 판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이어 17일에는 미국 하버드대 학생들이 여는 온라인 세미나에서 위안부 피해에 대해 증언한다. 이 할머니의 한 측근은 하버드대 아시아태평양 법대 학생회(APALSA)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 매춘부라고 규정한 램지어 교수의 역사 왜곡을 바로잡기 위해 여는 온라인 세미나에서 할머니가 자신의 피해를 증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는 역사 왜곡을 바로잡으려는 현지 학생들의 요청에 증언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증언은 페이스북을 통해 실시간 중계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8일 서울중앙지법은 故 배춘희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들에게 1인당 1억원을 지급하라”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결코 수용할 수 없다”며 “국제법상 주권국가는 타국의 재판권에 복종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정부 역시 한일 관계 개선을 앞두고 판결에 일부 부담을 느끼는 모습을 보였다.
추진위 측은 “ICJ 제소를 통해 위안부 문제를 피해자 중심으로 풀어나가고 국제법에 따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위안부 문제 해결과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위해 국민의 지지를 호소하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