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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시신을 건물 옥상에 약 30년간 방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80대 아들이 “어머니를 너무 사랑해서 그랬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80대 남성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어머니를 너무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빌라 옥상에 시신을 보관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시신이 방치된 건물의 주인은 A씨의 딸로, A씨도 이 건물에 살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동대문구 제기동의 한 3층짜리 다세대주택 옥상에서 부패한 시신이 발견돼 내사에 착수했다. 발견 당시 시신은 옥상에 있는 대형 고무통 안에 한지로 추정되는 천에 싸여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라처럼 시랍화(屍蠟化·시체가 밀랍 인형처럼 변해 부패되지 않고 보존되는 현상)된 상태였다.

조사 과정에서 경찰은 A씨가 입원해 있는 요양병원을 찾아 A씨와 A씨 딸에 대한 진술을 받았다. 경찰은 A씨의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지만, 친자관계확인 등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경찰은 사망자 신원이 확인되는 대로 아들, 손녀 등 가족들을 상대로 정확한 시체 유기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사체유기죄의 공소시효가 7년인 만큼 시효를 넘겼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