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성희롱·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스쿨 미투(Me Too)’의 도화선이 된 서울 노원구 용화여고에서 여학생들을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는 전직 교사가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19일 서울북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마성영)는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전직 교사 A(57) 씨에게 징역 1년 6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 5년을 명령했다.
피해자들은 A씨가 가슴, 엉덩이를 치거나 교복 치마 속에 손을 넣어 허벅지를 쓰다듬는 행위, 볼에 키스를 하고 포옹이나 팔을 쓰다듬는 등 불필요한 신체접촉이 있었다고 수사기관에 진술했다. 그러나 A씨는 재판에서 기억이 나지 않고 설령 그러한 신체 접촉이 있었다 하더라도 추행의 고의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재판부는 “A 씨는 교육자로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보호해야 할 지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지위나 의무를 망각한 채 제자들을 10여 회에 걸쳐 반복적으로 추행하는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다. 이어 “기간이나 횟수, 경위 등에 비춰볼 때 비난의 여지가 높고 그럼에도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으며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용화여고 스쿨 미투 사건은 2018년 3월 용화여고 졸업생들이 ‘용화여고 성폭력 뿌리 뽑기 위원회’를 꾸려 소셜미디어를 통해 성폭력 피해 사실을 폭로하면서 뒤늦게 세상에 알려졌다. 졸업생들의 폭로 이후 재학생들은 교실 창문에 포스트잇으로 ‘#위드유(#Withyou·함께 한다)’, ‘위 캔 두 애니씽(We Can Do Anything·우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등의 문구를 만들어 호응했다.
용화여고 스쿨미투를 시작으로 서울 은평구 소재 S고등학교 등 전국 여러 학교에서 ‘스쿨 미투' 운동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