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김모(28)씨는 4개월째 자정 취침, 오전 6시 기상을 지키는 ‘수면 모임’을 12명과 함께 하고 있다. 스마트폰 앱에 취침·기상 시간을 설정하고 그 시간 동안 유튜브, 넷플릭스 등 다른 앱을 사용하지 않은 뒤, 기상 후 ‘수면 목표를 달성했다’는 문구를 모임 참가자들에게 인증하는 것이다. 휴대폰 사용 기록이 담긴 앱 화면도 첨부해야 한다. 김씨는 “모임을 꾸준히 하다 보니 누워서 휴대폰을 보다가도 정해진 시간이 되면 딱 손에서 놓고 자게 됐다”며 “공시생은 체력 관리가 중요한데 수면 습관이 한번 잡히니까 잠들기 전 뒤척이는 시간도 줄었다”고 했다.

청년들 사이 수면·기상 시간을 서로 감시하는 ‘수면 모임’이 유행하고 있다. “혼자선 도저히 늦은 밤 스마트폰 사용을 끊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들의 얘기다.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 ‘공무원 합격 드림’에는 수면 관리 모임, 이른바 ‘수면 스터디’ 참가자를 모집하는 글이 많다. ‘3회 이상 미참여 시 강제 퇴장’ ‘어길 시 1회 벌금 2000원’ 등의 조건이 걸려 있지만, 참여하겠다는 댓글이 줄줄이 달린다. 공무원 시험 준비생 이모(30)씨도 “공부를 끝내고 유튜브나 웹툰을 보다 보면 새벽 3시를 훌쩍 넘기는 날이 부지기수”라며 “모임을 시작하고 나서는 웹툰을 보고 싶어도 어쩔 수 없이 강제로 끄고 잠들게 된다”고 했다.

수면 시간을 관리해주는 앱도 인기다. 한 앱은 사용자가 정해 놓은 수면 시간을 지키면, 매일 건물을 하나씩 지을 수 있도록 게임 요소를 가미했다. 자는 시간 동안 특정 앱으로의 접근을 막는 ‘앱 잠금’이나 매일 취침·기상 시간을 기록해 수면 패턴 분석을 해주는 앱도 인기다. 취업 준비생 홍모(27)씨는 “스스로 수면 시간을 지킨 결과를 앱에서 보면 기분이 좋아져 더 열심히 자는 시간을 지키게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