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대신 다른 백신을 맞았다는 ‘백신 바꿔치기 의혹'을 제기하는 일부 보수 네티즌과 유튜버들을 향해 “보수에 먹칠한다. 제발 좀 그만하라”고 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3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도대체 어디서 무슨 한심한 유튜버가 떠들고 있기에 대통령 백신주사 바꿔치기 의혹을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왜 안 다루냐고 계속 메시지가 오냐”며 “제발 이런 거 좀 그만해라. 선거 말아먹을 거 아니면”이라고 했다.
그는 “유튜버들도 윤리의식을 가져라. 후원 몇 푼 빨아먹으려고 선거 때마다 이상한 아이템으로 선동하지 말고”라며 “보수진영에 먹칠해서 얻은 그 몇 푼이 얼마나 가성비 떨어지는 돈이냐”고 했다.
그러면서 “앵무새들이 똑같은 게 이상한 의혹을 던지고 맨날 근거를 가져오라고 하면 ‘증거는 차고 넘친다’ ‘XXX님 방송을 보세요’ 이러는데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우리 캠프는 그런 보수 먹칠하는 유튜버 후원 팔이 아이템 다룰 생각이 없다”고 했다.
앞서 지난 23일 문 대통령이 AZ 백신을 맞는 장면을 놓고 ‘백신을 바꿔치기해서 맞았다’는 루머가 확산했다. 논란은 문 대통령의 백신 접종 장면이 언론에 공개된 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백신 병에서 주사액을 뽑을 때는 주삿바늘에 ‘캡(덮개)’이 없었는데 간호사가 칸막이 뒤로 간 다음 나온 뒤에는 바늘에 캡이 씌워져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시작됐다. “(접종 후유증 가능성이 있는) 백신이 아닌 영양제 주사를 맞힌 것 아니냐”는 식으로 추정하는 네티즌들도 있었다.
질병관리청은 온라인에서 의혹이 증폭되자 다음날인 24일 “접종이 이뤄진 서울 종로구 보건소에 확인한 결과, 액을 뽑고 주삿바늘에 다시 캡을 끼운 건 당시 취재진이 접종 전 주사기를 촬영할 동안 바늘이 오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한 조치라고 들었다”고 뒤늦게 설명했다. 하지만 그새 의혹이 커지면서 문 대통령에게 백신 접종한 간호사는 ‘양심 선언을 하라’며 전화로 욕설·협박을 받기도 했다.
질병청은 곧바로 바꿔치기 의혹을 제기한 온라인 게시글 4건과 영상 4건 등 8건의 게시물을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공무집행방해(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 경찰 수사 의뢰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3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에서 “문 대통령이 백신을 접종받는 과정에서 주사기를 바꾸었다는 실로 황당한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며 “수사 당국에서는 허위·조작정보로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민 불신을 조장하는 범죄행위를 철저히 규명해서 법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해 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