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브랜드 GS25가 ‘남성 혐오’ 논란에 휩싸인 자사 광고물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지만, 일부 극단적 남성 소비자들이 문제 제기를 지속하고 있다. GS25가 다른 광고물 수십 건에도 은밀히 ‘한국 남성의 성기가 작다’는 것을 상징하는 집게손 모양을 배치했다는 주장을 펴는 것이다. 이벤트 포스터에 이 집게손 모양을 썼던 GS25의 “그런 의미는 알지도 못했고, 제작 과정에 아무 의도가 없었다”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3일 일부 극단 네티즌들의 불매운동 조짐에 맞닥뜨린 상황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2일 올라온 ‘GS25의 군부대 PX 계약을 전면 철회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은 하루 만에 4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청원인은 “GS25는 군인을 비하하는 극단적 페미니즘 집단인 ‘메갈리아’의 상징물을 홍보 포스터에 삽입했다”며 GS25의 해군 내 PX 독점 운영을 철회해달라고 주장했다. GS리테일은 2010년 부터 해군과 계약을 맺고 군부대 내 200여개의 PX를 운영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청와대 게시판보단 군 PX를 총괄 관리하는 국군복지단에 항의하는 게 효과적이라며 국군복지단 관리자의 내선 전화번호를 공유하기도 했다. 소셜미디어 상에서 일부 네티즌들은 ‘NO GS25,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공유하며 GS25 제품 불매운동을 부추기고 있다. 심지어 조윤성 GS리테일 사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항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답장을 받았다는 내용의 인증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GS25의 홍보물과 관련된 ‘남성 혐오’ 논란은 지난 1일 GS25가 제작한 캠핑 용품 관련 이벤트 홍보 포스터에서 시작됐다. 해당 포스터를 본 네티즌들은 포스터 속의 손 모양이 남성혐오 성향의 커뮤니티 ‘메갈리아’ 로고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GS25의 포스터 속 손 모양 옆에 그려진 ‘소시지’ 그림도 “남성의 성기를 빗댄 것이냐”는 이유로 남성혐오 의도에 대한 네티즌들의 의심을 부추겼다.
논란이 되자 GS25는 포스터를 수정했지만, 새 포스터 속엔 기존에 없던 이미지가 삽입됐고, 네티즌들은 서울대 여성주의 학회 마크와 비슷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GS25는 또다시 포스터를 올렸지만, 이번에도 기존에 없던 별 이미지가 새로 삽입됐고, 또다시 메갈리아 로고의 손 모양과 비슷하다는 주장에 맞닥뜨렸다.
결국 GS25는 해당 포스터를 완전히 삭제하고 사과문을 냈다. GS25는 “캠핑 경품 이벤트를 안내하는 과정에서 디자인 일부 도안이 고객님들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의견을 수렴하여, 디자인을 수정하여 게시했다”면서 “앞으로 GS25는 이벤트 이미지 제작과 문구에 오해가 없도록 더욱 세심한 검토와 주의를 기울여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GS리테일의 사과문 발표로 일단락될 것 같았던 이번 사태는 네티즌들이 과거 GS25 광고물들을 ‘재검증’하면서 다시 논란이 됐다. 네티즌들이 엄지와 검지로 집게 모양을 만든 메갈리아 로고와 유사한 일러스트가 들어갔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찾아낸 과거 GS25의 광고물만 20개가 넘는 상황이다.
다만 이런 지적이 비정상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들이 문제삼는 엄지와 검지를 모은 ‘집게손 모양’은 무언가를 집거나 가리킬 때 쓰이는 평범한 모습이다. 이를 급진 페미니즘 성향 커뮤니티 ‘메갈리아’에선 “한국 남성의 성기가 작다”는 의미로 마음대로 바꿔서 써왔다고 한다. 다수의 일반인들은 이런 맥락을 알지 못 한다. 하지만 디시인사이드·루리웹 등 남성 중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 손 모양에 문제를 삼고 있다는 것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의도해서 사용한 건 절대 아니고, 한 번 문제가 되니까 예전 것까지 계속해서 오해를 받는 상황”이라며 “문제가 되고 있는 손 모양은 손님이 상품을 고르는 것을 묘사한 것이고, 보다 상품을 돋보이게 하려다 보니 연출된 장면”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