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주간 연장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거리두기를 2주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카페, 식당의 영업시간이 기존과 동일하게 오후 10시로 제한되고 사적모임 인원도 최대 6명으로 제한된다.
정부 발표가 공개되자 마자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는 논평을 내고 정부에 유감을 표했다. 소공연은 “소상공인들이 일방적 희생양이 되어 사회적 비극이 반복되는 비참한 상황을 멈춰야 한다”며 “10월 중 위드 코로나 전환이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단체 카톡방,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격한 반응이 쏟아졌다. 이들 커뮤니티에서는 “얼마나 더 죽어나가야 되느냐” “불이라도 질러버리겠다” “이제 이판사판이다. 당장이라도 쳐들어가자”는 등의 글이 이어졌다. 서울 강동구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이모(39)씨는 “국회의원 및 유력 인사들이 국회 앞에 차려진 자영업자 합동분향소에서 애도를 하고, 김부겸 총리가 자영업자 비대위와 만나는 등 액션을 취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며 “더 이상 대화는 의미가 없다. 우리는 두려울 것도 무서울 것도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일부 업종의 방역 지침만 완화한 것에 대해서는 ‘갈라치기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이날 김부겸 총리가 결혼식, 돌잔치, 실외체육시설 등에 대해서는 방역 기준을 일부 완화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결혼식은 최대 199명까지, 돌잔치는 최대 49명까지 참석할 수 있게 바뀔 예정이다.
경기 용인시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최모(42)씨는 “완화 대상에 포함된 결혼식, 돌잔치 등은 최근 정부청사 앞에서 시위를 한 곳들”이라며 “마침 이 업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도 별로 없으니 면죄부를 만들기 위해 이들을 풀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코인노래방 사장은 “초기에 노래방은 영업이 되고 코인노래방은 안 될 때 업종 간 다툼이 있었다”며 “이번 조치도 자영업자들의 단합력을 잃게 만들려는 수법”이라고 했다.
실제 단체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자영업자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 단체 카톡방 등에서는 “시위를 끝까지 했던 결혼식, 돌잔치 관련 업종들만 제한이 일부 완화됐다. 가만히 기다린 게 바보가 된 느낌이다” “운영진이 집회 장소, 시간만 정해주면 무조건 참석하겠다” 등 반응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