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서울의 한 회사에서 생수병에 담긴 물을 마신 남녀 직원 2명이 쓰러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한 명은 회복했지만, 다른 한 명은 위중한 상태다. 또 경찰이 이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날 무단 결근한 이 회사의 또다른 직원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 직원의 죽음이 생수병 사건과 연관돼 있는지 수사하고 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8일 오후 2시쯤 서초구 양재동의 한 회사 사무실에서 생수병 관련 신고를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남녀 직원 2명은 사무실 책상에 놓인 생수병에 담긴 물을 마시고 “물 맛이 이상하다”고 말한 뒤 약 1시간 간격으로 호흡 곤란을 호소하며 차례로 쓰러졌다. 이들은 식은땀과 구역감, 경련 등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관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의식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된 두 직원 가운데 여성 직원은 금방 회복하고 퇴원했으나, 남성 직원은 위중한 상태로 여전히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이 마신 생수병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보내 약물 감정을 의뢰하고, 회사 직원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해당 기업은 직원 40여명 규모의 풍력발전 전문 회사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이날 무단 결근한 직원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해당 직원의 자택에 방문했다가 그가 숨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일단 타살 정황이 없어 이 직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으나 생수병 사건과 연관돼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경찰이 국과수에 긴급 성분 분석을 요청해, 약물 감정 결과는 2주 이내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또 ‘2주 전쯤 이 회사에서 다른 직원이 음료를 마신 뒤 고통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다’는 정보를 입수해 관련 내용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