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보다 강아지가 더 소중한 매장 파이팅!” 지난 7일 인천 영종도에 있는 한 카페의 포털 리뷰에 별점 3개와 함께 이런 비판 글이 올라왔다. 이 카페는 10세 미만 어린이 출입을 허용하지 않는 소위 ‘노키즈 존(No Kids Zone)’이지만, 목줄을 맨 개는 동반을 허용하고 있다. 카페 측은 “많은 소품과 접시 등 위험 요소와 다른 손님의 불편함을 고려한 조치”라고 밝혔지만, 일부 고객은 “위험과 불편을 줄 수 있는 건 개도 마찬가지인데 어린이에 대한 차별”이라며 반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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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와 반려동물 출입 여부를 놓고 소위 ‘핫플레이스’라는 유명 식당·카페들과 손님들 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젊은 손님들에게 사진 찍기 좋은 공간으로 유명해진 가게들이 속속 ‘노키즈 존’ 선언을 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는 ‘노키즈 존’ 검색어로 올라온 게시물이 8만7000건이다. 반대로 자녀와 함께 갈 수 있는 곳을 공유하는 ‘예스키즈 존’ 관련 게시물도 6만건이나 된다. 지도 서비스인 카카오맵도 어린이 출입 허용 여부에 따라 ‘노키즈 존’ ‘예스키즈 존’이란 분류표를 따로 붙이고 있다.

과거에는 어린이 출입을 막는 경우가 흔치 않았지만, 이제는 아이 출입 가능 여부를 미리 확인해보고 가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런 운영 방침을 내건 가게들은 “가게가 작고 음식이 뜨거워 아이들이 위험하다” “손님들이 조용한 공간을 원한다” 등의 이유를 댄다. 반면 부모들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출입을 막는 건 불합리하다” “개, 고양이는 다 받으면서 어린이는 못 오게 하는 게 저출산 국가의 현실”이라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일부 가게는 반려동물은 받는 ‘예스펫 존’이면서 동시에 어린이는 거부하는 ‘노키즈 존’ 정책을 쓰고 있다. 합계 출산율은 계속 낮아지고 있지만,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지난해 전체의 27%(638만 가구)에 이를 정도로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생긴 현상이다. 이런 정책을 도입한 제주도 구좌읍의 한 카페 직원 A(42)씨는 “동물은 주인이 통제할 수 있지만, 아이들은 부모가 아무리 조심해도 사고가 생기지 않느냐”며 “작년 여름에 가게 문을 연 이후 아동 관련 사고를 여러 번 겪다 보니 작년 말부터 예스펫, 노키즈 방침을 세운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