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스트(UNIST) 바이오 메디컬공학과 연구진이 초고해상도 현미경으로 촬영한 뇌종양 세포 등의 상호작용을 살펴보고 있다. / 유니스트(UNIST) 제공

유니스트(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올해 ‘조선일보·QS 아시아대학평가’에서 국내 14위로 지난해보다 3계단 올랐다. 아시아 종합 순위는 94위로 6계단 뛰어올랐다. 지표별 점수에서는 논문당 피인용에서 100점 만점을 받아 아시아대학 중 1위로 집계됐다. 교수들이 얼마나 경쟁력 있는 연구를 했는지 나타내는 논문 피인용 지표에서 만점을 받은 대학은 아시아 전체에서 유니스트, 홍콩과기대, 난양공대 등 3곳뿐이다. 유니스트는 앞서 지난 6월 발표된 ‘QS 세계대학평가’에서도 212위에 올라 국내 대학 가운데 8번째로 순위가 높았다. 이 평가에서도 논문 피인용 점수는 만점이었다.

총장 이용훈

요즘 유니스트 캠퍼스는 학생들 열기로 뜨겁다. 12월 3일에 열리는 ‘BTS(Brain-to-Society) 실전문제연구팀 프로젝트’의 결과 발표회를 위한 준비가 한창이기 때문이다. BTS 실전문제연구팀 프로젝트는 유니스트 학생들이 울산 지역 산업계가 고민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도전하는 과정이다. 최대 5명의 학부생과 대학원생 팀장으로 구성된 각 팀이 기업의 멘토와 지도교수의 도움을 받아 산업계 문제 해결에 나서는 프로젝트다. 현재 38개 팀이 운영되고 있고, 올해 실전문제연구팀 프로젝트에는 학부생과 대학원생 170명, 지도교수 29명이 참여한다. 이들이 울산의 26개 기업이 제시한 과제 해결에 앞장선다.

BTS 연구팀의 도전 과제는 이산화탄소 저감 장치 개발부터 안전한 드론을 구현하기 위한 인공지능 기술 개발까지 다양하다. 각 기업이 고민하는 문제가 다르기 때문이다. 공통점은 연구팀이 최신 기술을 활용해 산업 현장의 문제 해법을 내놓는다는 점이다. 이용훈 유니스트 총장은 “과거에 머문 교육으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첨단과학기술 현장을 따라잡을 수 없다”며 “유니스트는 과감한 학사교육 혁신을 통해 현장이 필요로 하는 과학기술인재를 육성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유니스트는 이공계 교육 혁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쳐왔다. 과학기술 분야를 선도할 인재를 키우기 위해선 학사 혁신이 필수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학생들이 첨단 과학기술을 빠르게 익히고, 현장 문제 해결에 도전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개편했다. 전통 산업시대에 맞춰 구성된 기초교육의 틀을 깨고,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기초교과목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학생들의 선택권을 확대했다. 이산수학, 확률과 랜덤프로세스 등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과목을 신설한 것이 대표적이다. 학생들이 원하는 전공 분야에 필요한 기초를 쌓을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이다. 이와 함께 단기 강좌 프로그램 ‘원 데이 렉쳐(one day lecture)’ 시리즈도 시작했다. 블록체인, 인공지능 등 학생들이 흥미를 느끼는 최신 주제에 관한 전문가 집중 강좌와 실습으로 구성한 단기 강좌는 핵심 내용을 집중적으로 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BTS 연구팀’과 ‘인공지능 챌린저스 프로그램(AICP)’은 학생들이 관심 있는 주제로 함께 모여 연구하고 실력을 쌓도록 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인공지능 동아리 프로그램인 AICP에는 16개 팀이 참여하고 있다. 인공지능 관련 연구 과제를 설정한 학생들은 대학원생, 멘토 교수와 심화 연구를 하면서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인공지능 챌린지에 참여하고 있다. 연구 결과를 논문으로 내거나, 직접 개발한 솔루션을 기반으로 창업도 가능하다. 유니스트는 “세계 대중음악계를 사로잡은 BTS(방탄소년단)처럼 글로벌 과학기술계를 이끌 BTS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 이공계 교육을 혁신하고 있다”고 했다.

유니스트는 실전에 강한 인재를 육성하는 과정을 ‘격투기형 교육’으로 표현하고 있다. 실전에 필요한 기본기를 익힌 후 곧바로 문제 해결에 나서며 배우는 교육 방식이 링에 바로 올라 실전 경험을 쌓는 격투기 방식과 비슷하다는 의미다. 이용훈 유니스트 총장은 “코로나 팬데믹을 비롯해 인류를 위협하는 난제를 해결할 열쇠는 결국 과학기술에 있다”며 “실전에서 문제를 직면하고 신속하게 해결해가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유니스트에는 산업체와 연계한 실전 경험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현장 경험을 충분히 쌓는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과정이다. 코업(Coop) 프로그램은 주요 기업에 6개월 이상 장기 인턴으로 학생을 파견한다. 올해 LG전자, 네이버, 고려아연 등 8개 기업에 총 18명의 학생이 파견됐다. 이들은 연구실에서 관련 교육을 이수한 뒤 기업 현장에서 실전 연구 경험을 쌓는다. 중소기업, 스타트업에서 2개월간 근무하며 문제 해결을 돕는 산학연계 프로그램(CUop)에도 매년 3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용훈 총장은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이공계 교육의 혁신적 변화가 필요하다”며 “유니스트는 누구보다 앞서 최초에 도전하기를 꿈꾸는 과학기술 인재들이 맘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