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에서 ‘황혼 이혼’한 부부의 숫자가 ‘신혼 이혼’ 부부 숫자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인구 고령화로 중년·노년층이 꾸준히 늘어나는 가운데, 혼인 기피 현상으로 가정을 꾸린 20·30대 젊은 층이 줄어들면서 이 같은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16일 서울시가 통계청 자료를 활용해 최근 20년간(2000~2020년) 인구 동향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서울에서 이혼한 전체 부부 1만6282쌍 중 결혼 기간이 30년 이상인 부부는 3360쌍으로 전체의 20.6%로 조사됐다. 반면 결혼한 지 4년 이내에 이혼한 부부는 2858쌍(17.6%)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0년 ‘황혼 이혼’은 721건으로, 서울 전체 이혼 건수의 2.8%에 불과했다. 그런데 2013년 처음으로 10%를 넘어서더니, 지난해에는 20%를 돌파하며 해마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2000년 전체의 30%에 육박하던 ‘신혼 이혼’은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황혼 이혼을 선택하는 부부가 늘면서 이혼 당사자들의 연령대도 높아졌다. 작년에 이혼한 서울 시민의 평균 연령은 남성 51.1세, 여성 48.3세였다. 각각 40.8세, 37.4세였던 20년 전보다 10세가량 많다. 서울시 박종수 스마트도시정책관은 “급격한 인구 변화로 인한 구조적 불균형에 대응하고, 인구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7월부터 전담 조직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