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인 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로또 판매점 앞에 시민들이 줄지어 서있다. /연합뉴스

최근 서민들의 절박한 심리를 파고든 ‘로또 번호 추천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2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12월 30일 기준) ‘로또 번호 추천 서비스’ 관련 상담 건수는 총 2203건이었다. 이 중 325건은 피해구제 신청으로 이어졌다.

소비자 상담과 피해구제 신청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인 2019년(903건·89건)보다 2∼3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접수된 내용 10건 중 9건은 ‘계약 취소 지연·거부 및 위약금 과다’ 유형(1972건·89.5%)이었다.

실제로 온라인에서는 “AI 시스템으로 로또 번호를 분석해 당첨 확률을 높여드린다”, “역대 당첨 번호와 예상 당첨 번호의 빅데이터 기반 과학적 통계분석” 등의 홍보 문구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에 속아 거금을 날린 피해 사례도 적지 않다. 로또 번호를 추천해주는 유료 상품에 가입시킨 뒤 피해자들이 항의하거나 환불을 요구하면 나 몰라라 하는 식의 대처로 일관하는 게 업체들의 대표적인 사기 수법이다.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A씨는 “90만원을 주고 가입했지만, 그 흔한 5등도 된 적이 없다. (오히려) 1년 안에 1등 당첨되게 해 준다며 100만원을 더 뜯어갔다”면서 “담당자에게 전화했더니 퇴사했다는 둥 휴무라는 둥 핑계를 댄다”고 밝혔다. B씨도 “당첨이 안 되면 현금으로 돌려준다고 했는데 기간이 지나 돌려달라고 하니 입을 싹 씻고 1년 연장해주겠다고 한다”고 피해 경험을 털어놨다.

최근에는 오프라인 로또 판매점에 ‘AI 정보분석용 컴퓨터’를 설치하려는 업체도 등장해 복권수탁사업자인 ‘동행복권’이 대처에 나섰다. 동행복권은 벌칙 규정에 ‘판매점 내 로또 번호 추천·예측·분석 기기를 설치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를 계약 위반행위로 추가했다.

이에 해당 업체는 동행복권의 신설 규정이 부당하다며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동행복권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해당 PC는 로또복권 구매자들에게 사행심을 조장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기기로 볼 여지가 높다”며 기각 결정을 내렸다.